2004년 7월11일


스위스를 떠나서 도착한 독일의 첫도시, 뮌휀.
도시의 마천루를 보기 전해 접해야 하는 시골의 풍경이란 국경을 접해있다고는 하나 스위스와는 너무 달랐다. 그래서 오는 기차안에서 내내 편한 맘으로 잠을 잘 수 있던 것인지도 모른다.


예약없이 다니는 여행인지라 숙소정보란 것이 고작 한 군데 PDA에 끄적여 놓고 찾아가니 당연히 만원이라는 말을 듣는다.
이곳이 타국이라고는 하나 보이는 한국 여행자들의 수를 보자면 약간의 과장을 보태 한국의 어느 도시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한국인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적으로 서양인의 여행스타일에 대한 사대주의적 발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난 대합실을 가득메운 우리나라의 여행자들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보다 나라가 한참 커도 더 클 많은 나라에는 우리보다 많은 젊은 여행자들이 있을 것이고 그들 또한 여름이며 겨울이며 여행을 떠난다. 상식적 수준의 계산을 해봐도 대합실의 인종구성비는 비정상적이다. 무엇이 이런 획일성을 만드는 걸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리 자유분방한 젊은이라고, 포스트 모던한 다양성 속에서 호흡하고 있다고 말은 하지만 우리네 정신속은 아직도 되먹지 못한 군중심리와 개인의 아이덴티티에 대한 불안으로 옆 사람을 곁눈질 하고는 있지 않은가 생각해본다.
사실 타지 생활 1년이 지나서 보는 우리네 젊은 이들의 외모는 몰라보게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과거 유행이라 할 때 느껴지는 획일성은 그나마 많이 희석된 느낌은 들지만 그들의 사고안에 있는 획일성은 어찌할 수 없다는 절망에 가까운 한숨은 또 도리없이 목구멍을 훑어 나온다.


그래서 뮌휀은 내게 그다지 매력이 없었는지 모른다. 저녁 기차를 타고 아침에 도착한 비오는 베를린 역사에서의 잠깐의 쉼은 다시 나를 혼자라는 실존의 진실에 대해 일깨우는 고마운 시간이었다.
여긴 그저 난 한사람의 이방인일 뿐이다.
난 이 느낌이 좋다.
이방인...
난 외계에 닿아 있는 이방인이다.



부랴부랴 짐을 맡겨놓고 비텐베르그로 가는 기차를 탓다. 루터의 철학, 신학, 삶이 어려 있는 마을...난 또 이곳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게 될른지...
















뮌휀(Munich)에 도착해서 첫날은 숙소 잡느라고 덴장...무지 고생했다.
그 무거운 베낭을 짊어지고 3시간은 족히 걸었나부다...쩝.
겨우겨우 찾아 기어 들어간 방...6명사용하는 도미토리...
깔삼하니 느낌좋다.
대단스러운 건 6명 모두 자랑스런 한국인이 배정받아 하루밤을 지냈다....








여기 숙소에서 의기투합한 두자매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호텔 체크인을 마치고 퓌센에 갔다.
바로 디즈니랜드의 "신데렐라 성"의 원본이라 하는 "노인슈바인슈타인 성"을 보기 위해서 말야.
솔직히 조금 다르다...
그래서 실망했다...8유로나 낸 듯 한데....







실망은 했으나 이집 쥔장 역사적 사명을 띠고 여행을 하는 것이기에
큰 얼굴 들이밀고 사진 한장 박았다...^^








한국 기준 방학시즌이 되면 유럽의 기차역은 다음 행선지 예약을 위한 한국인으로 붐빈다.
나야 살짝 성수기를 피했다지만
막판 독일서 성수기의 혹독한 요구를 외면할 수 없었다.
머...별건 아니지만...
기차역 가서 다음 일정 예약하기..ㅋㅋ








Trink 코카콜라...
미국에서 어줍잖게 콜라의 카페인에 절어있다가
떠나고 나니 드뎌 콜라의 진가를 맛봤다.
물처럼 흔하게 마시던 콜라...
유럽은 럭셔리한 음료가운데 하나였다.
헝그리한 쥔장 콜라 마크만 보면 껄덕대다 물마시기를 40일.
담배, 마약, 술....못 끊는거 이해한다.
삶으로 체득한 지혜 하나.
사실 그걸 끊게 하려면 그 가격을 터무니 없이 올리면 된다.
그럼 마약대신 물마실꺼다...ㅎㅎ









뮌휀의 명동이랄까? 머 그렇구 그런 상점 밀집지역이 있는데
마치 우리나라에는 없는 양
분수도 모른 채 분수 안에 들어가서...^^;;







"기다림"은 인간이면 누구나 공유하는 행동이다.
해가 이렇게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는 기다림은
분명 설레임으로 질퍽한 기다림이리라...








빛을 이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말의 의미는
역광 사진을 찍을 때 살에 와 닿는다.
솔직히 이건 여행사진란에 올리기는 약간 거시기한 사진이지 싶다.
그래두 머...뮌휀에서 찍었으니까...^^









내가 숨쉬기를 시작한 이후로
아코디언을 이다지도 격렬하게 연주한 모습은 본적이 없다.
벨벳 커튼이 드리워지고 샹들리에가 반짝이는 뽀대나는 연주홀도 아닌데
연주혼은 그의 음악을 듣고자 모여든 사람들의 발길을 묶기에 충분했다.
아리아리....ㅋㅋ








지나면서 여행객이면 한번씩 배경 삼아 사진에 담는 곳.
뮌휀시 구청사다.
아기자기 예쁜 것 보는 바와 같고
시계탑에서 시간되면 인형이 나와 춤을 춘단다.
물론 정각에 지나가보질 못해 확인은 못했다.








뮌휀은 마치 미야자키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착각을 주는 도시다.
역에 가면 내 말의 의미를 모두 깨달으리라.
기차 플랫폼엔
시속 300km를 넘나드는 고속기차 ICE(이건 얼음이 아닙니당-_-;;)
100km정도로 주변도시를 잇는 간선열차...
그리고 이런 증기기관차까지...ㅋㅋ
과거, 현재, 미래가 하나로 휘감겨 있는 곳...








교태를 부리고 있는 이 멧돼지는 왠지 낯이 익다.
호주에 갔을 때
시드니의 모 병원 앞에 이태리에서 선물로 줬다는 멧돼지 상과 닮은 데가 있다.
가물가물한 기억만 믿고 찍어 봤다.
이 돼지가 뒷다리에 힘이 빠져서 주저 앉은 건지...
조형할 때 포즈 취하라고 해서 그런건지는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다...-_-;;









유럽여행은 성당여행이라고 하면 과언이지 참...ㅋㅋ
암튼, 많이 본다.
빠지지 않고 눈길을 줘야 하는 곳이 바로 스테인드글라스...
스위스에서 본 샤갈의 그것만큼 강렬하지는 않으나
나름대로 칙칙하여 독일틱한 스테인드글라스...



덧말...
제목과 다른 내용의 전개에 실망했다는 말이 나올까바...

뮌휀의 첫밤은 좋게 지나갔다.
그러나 두번째 날 부터가 문제였다.
돈도 데따 많이 주고 들어간 방이었는데 우띠...
벼룩이 있었다.
온 밤을 벼룩과 싸워 온몸에 혈흔을 안고
데스크에 가서
"이거 바라"
"약값 내놔라"
안내놓으면...
우씨...
안내놓으면...
.
.
.
.
기냥 나올라 했는데
10유로 줬다.ㅋㅋ
그래서 뮌휀은 벼룩의 도시다.
방콕이 빈대의 도시인 것 처럼....T_T;;



strobe soul / DJ Magik 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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