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6일

오늘은 일기를 안쓰고는 못배기는 일들이 수도 없이 일어난 하루이기에 급한 마음에 이미 방문했던 곳을 다시 가야 하는 제네바행 기차에서 PDA를 꺼냈다.

아침부터 인터라켄에 가겠다고 나선길이 비가 와서 루체른에서 급하게 맘을 바꿔 제네바로 와서 바쁜 맘에 여기저기 돌아보지도 못하고 칼빈이 30여년간 강단에 섰던 성 베드로 성당과 종교개혁 기념 공원만 다녀왔다.

저녁 일정이 불분명하기에 저녁 늦게라도 제네바에서 인터라켄으로 들어가리라 맘 먹고 서두른 것이 제네바에서는 인터라켄행기차가 없다는 것을 알기전이어서 또 무작정 몽뜨로 역에서 내렸다. 그러면 그렇지 날씨는 궂어도 실망시키지 않는 마을이었다. 그때 까지만 해도 좋았는데 아차한 것은 말로만 듣고 가이드북에서 흘려 보던 몽뜨로 재즈 페스티벌로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뤘다.무계획으로 발을 디딘 나에게 까지 방이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는 접었다고 하지만 실낫 같은 희망으로 전화를 몇군데 거니 당연스럽게만원이란다.


침이 말랐다.
제네바 호수를 보면서 머리에서 연기나도록 굴려 떠오른 생각이 한보 물러서 로잔에서 숙소를 잡자는 것이었고 또 전화를 걸었다.

이번엔 침대가 3개가 남았는데 모두 여자용이란다.
아뿔사다.
머리만 굴리다가 하루 날샐 듯 해서 제네바에 다시 전화를 걸어 빈방을 확인했다.
그러면 그렇지...빈방이 있단다.


개혁자의 정신을 아직 가슴에 많이 담지 못해서인지 제네바는 두번, 칼빈이 태어났다고 하는 니옹은 세번이나 지나갔다.
'그래, 제네바는 잊지 않을 거다...."

개혁이라는 단어의 역동성을 굳이 삶의 고닮픔이라는 현상적 사실과 연결할 필요는 없다곤 하지만 역사가 들려주는 과거지사를 천천히 살펴보면 개혁에 힘을 실었던 기층민의 배경에는 늘 삶의 고닮픔이 있다.

그 고달픔이란 각양각색이어서 특정한 하나를 꼬집어 이야기하기는 곤란하나 그야말로 자연환경이 이유가 되어 허기를, 일단의고통을 겪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점에선 니용이나 제네바는 개혁의 의지와 역동성을 키우기에는 부적절한 곳이다.
입에 붙은 "그림같은 집"의 구비조건들을 모두 갖춘 곳이기도 하지만 제네바호수를 내려다 보며 멀리 보이는 준봉들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레 사람을 동적이기보다는 정적으로 만들기 쉬운 곳이기 때문이다.

짐작가는 한가지 개혁의 피를 끓게 한 것이 있다면 자연환경에서 이유를 찾기보다는 그의 출신성분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는 육두품의 설움을 알면서 컸다.
난 스스로 육두품이라 생각하며 가끔 발설을 하곤 하는데 혹자는 내게 넌 육두품도 안된다며 지청구를 주는 사람이 있더라만 중요한 일이 아니므로 차치하기로 하자.

어쨋든개혁자의 숨결이 고요히 잠든 이 곳에 다시한 번 개혁의 동적 물결이 몰려오길 소망해본다. 이곳에 살고 있는 칼빈의 직접적후예가 벅차다고 한다면 도울 용의도 얼마든지 있으므로 그 끓는 피가 오늘과 내일 또 계속해서 그 분 가운데서 쉼을 얻을사람들에게 다시한번 전해지길 소망하며 치기어린 다짐이 아니라 이젠 원숙함과 진지함이 배어나는 내 입술을 통한 고백이길을 바란다.


개혁은 고요하지만 힘있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진행중이고 정한 때에 마칠 것이다.
그 흐름 가운데 내가 감당할 일이란 무엇일까...



스위스에 있는 동안 취리히에서 가까운 Baar라는 곳에 짐을 풀었다.
이유인 즉은 친구가 사는 곳이었고
그 친구네서 "꽁짜"로 무위도식을 하는 특권을 누렸으니까^^;;






지금 한창 "샤갈전"으로 웰빙문화에 젖은 많은 무리들이 미술관을 드나들고 있다는 소문을 듣는다.
이 스테인드 글라스...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가?
바로 "샤갈"의 작품이다.
몇 작품이 더 있지만 한장만...
강남역 "샤갈의 눈내리는 마을"에는 생과일 쥬스가 맛있었다...ㅋㅋ





종교개혁 2세대라고 해야 할까...
취리히를 근거지로 활동한 츠빙글리불링거가 사역했던 교회당이다.





사실 이 교회 앞마당의 행정상의 이름은 "Zwingli Platz"
그렇다면 츠빙글리를 더 쳐준다는 이야긴데...
예배당은 온통 불링거를 기념하기 위한 문구와 자료들 뿐이다.
이유가 궁금했지만
넘치는 자료가 교회안에 있었지만
공교롭게도 독일어에 깜깜한 본인인지라...-.-;;






루체른을 활보하다가 재미있어서 한 컷...
서울의 삼청동이나 인사동에서나 볼 법한 거리풍경 아닌가?







이 홈을 무진장 방문하는 착한 사람은 금방 알아먹을 사진이져?
취리히 중앙역 앞~






왜 간판에 이다지 집착하는지 나도 모른다.
방향없는 삶이 주는 불안때문에 이정표만 보면 찍는 걸까?
암튼, 내가 머물렀던 Baar는 루체른 가는 길로 30분.
참고로 Baar는 우리로 치면 신도시 정도된단다.
생활수준 쬐끔 높다...^^;;
오늘의 교훈: 친구를 잘 사귀자!!!






스위스 답다는 건 이런 게 아닐까...
마치 빅토리녹스 나이프를 기차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듯한 걸쭉한 기차...






루체른에 있는 스위스 용병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한 조각인데
자세히 보면 죽은 사자의 발이 스위스 문장을 끝까지 사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죽은 사자의 모습이란...
타국에서 스러진 스위스 용병의 넋을 표현하는 무언의 호소로 손색이 없었다.






루체른 호수에 서 있는 목조 다리 건물인데
역시 몇년에 제작되었는지는 머리에 없다.
덴장...





드뎌 제네바다.
제네바 협정...
아님 아이스바를 연상시키는 이름...
사실 이사람들한테 제.네.바.라고 하면 못알아듣는다.
'즈네브'라고 해야 된단다...한번 따라해봐도 누가 모랄 사람은 없당.

이런 제네바는 내게 개혁자 칼빈(Calvin)의 주 사역지로서 더욱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눈치빠른 몇 사람은 이 교회가 무얼 의미하는지 금새 알아차렸겠지?
그렇다....칼빈이 개혁의 소리를 높여 설교하던 그 교회...





이 의자가 유일하게 남은 칼빈 관련 유품이다.
선명하게 써 있는 불어~
공식적으로 스위스는 독어 사용인구가 지배적이지만
프랑스와 국경을 접해 있는 좌측부분은 불어를 공식용어로 사용한다.
그래서 그런지 제네바는 프랑스같다는 인상을 짙게 받는다.





여긴 종교개혁기념 공원.
좌측에서 두번째 서 계신 분이 칼빈~
다른 세 분도 모두 종교개혁자인데...
녹스도 있고 부처도 있고...






이건 졸라맨 신호등~





가운데 하디(Hardy)가 칭구다.
나 기분 좋으라고 픽업을 기아 카렌스를 가지고 나올 정도로 세심하다.
부엌이 그의 favorite place인지라 여러 음식을 접할 기회가 있었고 옆집 사는 하디 어머니는 점심을 거하게 챙겨주시고 손수 따신 라즈베리 한움큼에 아이스크림~.
아...생각만 해도 좋다....
좌측 친구는 토마스...하디와 함께 살고 있는 칭군데...
디따 비싼 시계 사놓구 여자를 기다린지 어언 불혹의 세월...^^;;;
우측 친구 마틴(Martin)...
2000년에 만났을 때 그는 소위 "안토니오 반데라스"로 통했다.
그 땐 머리도 기르고 수염도 길러 영락없는 반데라스였는데
지금은 결혼 이후 깔끔을 원하는 와이프 때문인지 헤어스탈이 쫌 변했다.
와이프는 하디의 여동생...
또하나의 미스테리...하디를 생각하고 여동생의 외모를 유추하면 쪼금 당황스럽다.
무슨말이냐믄...
아름답다...ㅋㅋ
하루 저녁은 석양이 보이는 여동생 네 집에서
소다와 함께 수다를 떨었다...됴타...
세상은 살만하다.



strobe soul / DJ Magik 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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