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9일
잠깐을 머물러도 떠나기 싫은 매력이 있는 나라가 있다. 스위스가 그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든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사람의 예술 작업이 아니라 하나님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


물론 유럽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 보게되는 사람이 해낼 수 있는 무한 해 보이기 까지 하는 예술작품들과 과거의 영화의 흔적들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고 있노라면, 적어도 자주 그것을 대면하면 할수록 주제넘게 그것을 한계성이랄지 아님 주제의 반복으로 인한 진부성이라고 생각해야할지,어딘지 모르게 답답함이 있었다.
그것이 그토록 이야기하고 선망하는 유럽여행이 나에게 주는 인상이었다.




인도만큼의 매력도 내겐 없었고 미국에서 느꼈던 풍부함도 없었다. 이런 생각으로 유럽여행이 지쳐갈 즈음해서 발을 디딘 스위스는 한계와 진부함을 넘어선 성스러움 마저 감도는 곳이었다. 스스로 일거수 일투족 한 모든 일을 세세히 더듬어 적어보려 했지만 4일동안 숙식을 제공하며 휴가까지 내서 날 가이드 해준 하디와 보내는 저녁시간, 계속되는 가지각색의 와인을 음미하노라면 어느덧 밤이 깊고, 무엇을 기록해야겠다는 의지가 희박해져갈 무렵이엇다.


그나마 짬이라는 것이 이렇게 기차를 탈 때만 생기니 적고 있는 내용은 디테일하지 못하고 주로 떠나며 마음에 머리에 담긴 이미지들에 대한 나름의 감상뿐이다.


어제는 하루종일 이본과 마틴이 특별히 협찬해서 빌려준 차로 아침부터 여기저기 궂은 날씨를 잘도 피해 다녔고, 아시아 여행객이라곤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온전히 스위스인들이 즐기는 하이킹 코스에서 한 두어 시간 걷기도 하고, 케이블 카로 야콥스호른에 올라 알프스의 웅장함도 잠깐 맛보았다.


노장사상을 궂이 끌어 대며 설득하려 하지 않아도 사람이란 존재는 자연가운데 있을 때 자기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제대로 보며 진아를 만나게 된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시시에서 평화를 강론했던 성프란시스의 벗이며 동료였던 자연, 아시시의 평온만큼 고요한 알프스와 굽이굽이 생겨난 작은 마을의 평화...그곳에선 일체의 미동도 허락하지 않는 힘이 있었다. 평화, 비폭력의 역설적 승리가 이런게 아닐까 다소 멋적은 논리적 비약도 해보고...


오늘 아침은 어제의 늦은 잠 때문에 다소 힘겨웠지만 하디와 아침부터 세미 마운트 바이킹을 하기로 약속을 해서 세상에서 가장 무겁다는 눈꺼풀을 사력을 다해 치켜 올리고선 샤워를 했다.


가까운 곳에 우리의 석회 동굴 비슷한 것이 있다고 거길 가잔다. 물론 들어갔을 때는 기대했던 만큼 이렇다할 특별한 것이 없었지만 연실 참 멋있다고 내뱉는 무의식적인 발언에 나도 흥을 맞춰줬다. 사실 우리 고수동굴이 조금 더 나아 보였고 미국에서 갔던 Great Cavern에 비하면 이건 어린애 장난 수준이었지만 목적이 바이킹이었으므로 만족하고 또 만족했다.


마지막 점심은 어제 저녁 퐁듀를 선택해서 먹지 못한 라자냐를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시마고 해서 든든하게 먹고 나왔다.


스위스는 이렇듯 가장 비싸면서도 가장 호위호식하며 지낸 아이러니한 곳이고 특별히 자연 그 두글자 안에 담긴 실체를 대면하고 경험한데서 오는 감동으로 가는 길이 참으로 아쉬운 곳이기도 하다.


이젠 다시 우울해지는 날씨와 터프한 게르만 민족 가운데로 들어가서 몇일을 보내면 싫으니 좋으니 해도 그립기가 지금 당장의 여정을 포기하고 가라면 갈만큼 커져버린 집으로 갈 수 있다고 하는 정신적 자기 쇄뇌를 하며 또 긴 시간의 기차여행을 시작한다.






Gloomy Geneva_





wandering and wandering in Montreaux





tranquilness





Blow Blow






during Hiking







Contrast





real Swiss, Victorinox






picturesque





baby of Alps






grey and the light






pax Swiss





blood Line





need no title




괜시리 영어 제목을 달아 보고 싶었는데
달고 나니 촌 시럽다...
좋은 제목 답글 달면 상황봐서 바꿔볼까요?


She's a carioca / Celso Fons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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