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무의식적으로라도 상식이라 생각되던 것들을 뒤집으면
우리 안에 있는 가학성이 발동이라도 하듯 유쾌한 청량감을 전달한다.


페미니즘적 글읽기가 남성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편도 있지만
그저 상식의 전복이라는 측면에서 읽으면 재미가 솔솔하다.


"흑설공주이야기"는 기존의 동화 단편 14편을 페니미즘적으로 각색한 이야기를 싣고 있다.


여자는 질투의 화신이다.
여자는 자고로 예뻐야 한다.
여자는 헌신적이어야 한다.
여자는 파랑보다는 분홍색을 좋아해야 한다.
여자는 속이 좁다.
좋은 것은 하늘로 부터 온다.



위의 명제는 우리에게 '상식'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화는 이 상식을 우리 머리에 꾸겨넣었다.
그래서 여성 스스로도 동화 속 여성은 허리가 잘록하고 키가 훤칠하며 금발의 머리에 오똑한 코를 가지고
위험 천만한 숲속에서 마법에 걸려 자고 있는 미녀여야 한다
고 생각한다.


세상을 보고 현실을 보라!
이런 여성이 있는가? 있다면 20세기 우리 문화의 반영으로 바비인형 정도가 있을 꺼다.


우리네 바램을 담은 낭만적인 투사라면
이런 동화적 상상력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그 반대의 경우를 상상한 투사는 없기에 문제가 된다.
투사를 넘어 이러한 동화는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의 정신세계를 천편일률적인 가부장제로 초대한다.


어린 독자는 혹은 어렸을 독자는 동화를 읽을 때 이런 가부장기제를 벗겨낼 지적능력이 없다.
그렇다면 적어도 동화를 쓰는 작가는 로보트를 갖고 놀기 좋아하는 여자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하고
못생기고 개구지지만 큰 일을 한 여자아이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한다.
미녀를 차지한 아릿다운 왕자가 아니라
미녀를 차지한 괴물 같은 남성의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한다.


흑설공주 이야기는 작지만
다양한 동화적 퍼스펙티브를 보여주는 깔끔함이 있다.
영화 "슈렉"과 상통하는 상쾌함이 그리운 사람 손들어라...
그리고 이 책을 집어라!


못 생긴 여자가 공부에서 일등을 했을 때...
적어도 "독한 녀연"이라는 망발을 삼가는 센스있는 남성이 되기 위해서라도 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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