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접한 처음의 만화는 <공포의 외인구단>이었다. 그 후에 탄력받아 읽기 시작한 만화인생...최장편 박봉성의 <신의아들>

대학가야 한다고 비교적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화계를 떠나 오락계에 입문한 후로 접해보지 못한 만화.

대학 졸업하고 장가갈 때가 되었다는 소리가 솔솔치 않게 들려올 무렵 접한 만화...바로 이원복 교수님의 <먼나라 이웃나라>시리즈다.
깨알 같이 빼곡히 들어찬 글자를 판독하듯 읽어야 하는 진부함의 극치인 세계사 책없이도 역사학도 못지않은 세계사적 지식과 관점을 갖게 해주는 엄청난 만화다.

<신의 나라 인간 나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정신사적 배경이 되는 신화, 철학, 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먼저 하고 싶은 말을 뱉어보자면,
본 서는 철저한 계몽주의에 힘입어 오로지 합리성에 기대어 신화의 세계를 읽어냈다. 즉,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신화를 분석했고 종교의 기원을 설명했다는 말이다.
배운 도둑질이 이쪽이다 보니 <먼나라 이웃나라>가 준 참신한 존경심보다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을 더 하게 했던 책이다.

일찍이 종교사회학에서 "세속화"이론을 정립하면서 21세기는 무종교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을 한바 있다.
이 책대로라면 철저하게 계몽된 현대인은 하나님 위에서 생각할 능력이 있는 자들이고 몽매한 자들의 전유물로 종교를 바라볼 식견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어떠한가?

그 예측을 비웃듯이 넘쳐나는 각 종교별 부흥이 각 대륙에서 펼쳐지고 있다.
계몽이 덜 되어서 그런가?

작금의 연구대상은 그 부흥에 참여하고 있는 덜 계몽된 신자들이 아니고 종교가 사라질 것이라 예측했고, 지금도 믿고 있는 그들이다.

조심스레 이야기해야 하지만 적어도 이원복 교수의 <신의 나라 인간 나라>에서 보여주는 신화에 대한 이해, 종교기원에 대한 이해는 시대감각없는 탁상공론이요, 볼테르와 한통 속이 되어 저 무지한 백성들을 내려다 보며 측은히 여기며 벌이는 나르시스적인 토로밖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진정하자.

그렇다면 이책은 읽을 가치가 없는가?

물론 아니다.

본서는 앞서 이야기한 종교의 기원, 신화의 이해와 아울러 연구대상이었던 그 "신화"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문명권별로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서 그치면 말도 안한다.
각 신화가 가지고 있는 공통분모를 보여준다.

놀라운 것은 그 연구의 폭이 세계사에서 문화사, 종교사에 미치는 교수님의 열성이고 해박하다는 형용사로는 불충할 만큼 이 분야에 대한 이제까지의 연구성과를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점이다.

읽어보라고 권하지만 정신세계 건강한 19세 이상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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