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에 한권씩 읽고 페이퍼를 내야하는 수업인데 그나마 청강이기에 부담이 적다.
교수님의 관심으로 버벅이는 영어라도 떠들어야겠기에 읽기는 했다.
10개의 성서 내용을 제 3세계 신학의 관점으로 주석하고 현재화시켜 질문제기까지 포함한 구성이다.
한국 또한 광의의 제 3세계권에 포함된다치더라도 본문의 선택과 해석에 있어
극단적인 면이 없지 않다.
그러함에도 우리 신학은 주류가 1세계의 그것과 닮아 있기에 읽어봐도 손해볼 건 없었다.
80년대 민주화의 기치를 내걸고 거리로 모여든 청년들을 보며
혀를 끌끌찼던 교회 어른들을 보면 더욱 분명히 우리나라 교회의 정체성을 1세계의 것이라 생각해도 무리가 없지 않나 싶다.

"해방"이라는 단어가 이제 구식이 되어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하는 것은
우리네 삶이 풍요로워져서 그런건지
아니면 이것도 유학파들의 친미주의가 만들어낸 장난인지

아무튼 이 책은 "해방"을 주제로 제 3세계, 특별히 남미의 구체적인 현실을 예로 들면서
눌린자의 편에선 하나님을 조명한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만 어디까지가 억압받는 자로 규정되어야 하는지,
가난한 자의 편에선 하나님이라고 하는데
어디까지가 가난인지...
기준이 있다면 그 기준을 인준하는 주체는 누구인지...

행동에 대한 강조는 있으나 따지고 들면 명쾌한게 하나도 없다.

행동을 부르기 위해서 성서를 해석하고 있는 취지는 좋다.
루터가 야고보서를 "지푸라기 서신"이라고 폄하했어도 제 3세계 신학자들은 야고보서가 성경안에 포함된 걸 감사한다.
그만큼 행동을 강조한다는 말일게다.

유보했던 고민들이 또 하나씩 기지개를 켠다.
믿음과 행동의 긴장을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건지...

숙제가 본문의 해석가운데서 기분 상한 부분이 있다면 말해보고 왜 그렇게 느꼈는지 쓰란다.
하기야 책이 온통 미국 잘못만 성토하고 있으니 기분이 상할만도 하다.
때지난 이야기 같아서 다소 식상하긴 했지만 미국애들 반응이 궁금해서 기다려지는 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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