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읽었어야할 책이었지만 부끄럽게 이제야 읽었다.
수녀님의 글에 묻어있는 시인으로서의 정제된 언어와 깨끗한 언어도 좋구 수도자로서의 자기성찰의 단편들이 내가 걷고 있는 길에서 느끼는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더욱 공감하는 바가 많다.
그림이 주는 인상 못지않은 이미지를 창출하는 힘이 글에 내재되어있음을 알게 하는 묘사적 언어도 한가지 매력이 아닐까 한다.
수녀님이 걸었을 광안리 바닷길, 수녀원의 뜨락이 가본 적이 없어도 가본 것처럼 착각이 들정도로 머리속에 그려진다. 한편으로는 자연과 호흡하며 수도에 전념하는 환경에 대한 부러움도 생겨난다.

주옥같은 글가운데 한가지를 선별한다는 것이 결례일수 있겠지만 어차피 느낌은 독자의 몫이기에...

"내 얕은 마음을 깊게 해주고
내 좁은 마음을 넓게 해주는 너
숲 속에 가면 한그루 나무로 걸어오고,
바닷가에 가면 한 점 섬으로 떠서
내게로 살아오는 너,
늘 말이 없어도 말을 건네 오는 내 오래된 친구야
멀리 있어도 그립고 가까이 있어도 그리운 친구야"

요즘의 만남때문이지도 모를 감동이 있어 책갈피를 끼워두고 인용해본다.
이런 친구의 이름도 떠올리며...메일이라도 보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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