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지가 2주가 지났다. 내책은 아니고 같은 방 쓰는 넘 책꽃이에 깔삼하게 꽂혀 있길래 내것 마냥 꺼내들고 지하철에서 읽어버렸다.

나우웬의 책이 주는 몰핀적 위안에 대하여 이전에 일갈한 바 있다.
그 때 보냈던 찬사에 정말 반(反)한 책이 아닐 수 없다.
보기 나름이겠지만 이 책은 나우웬이 평생을 이야기하던 침묵, 고독, 기도의 구도를 깔고 그의 평생의 저작 가운데서 일부를 발췌해서 엮어낸 퀼트같은 책이다.
퀼트가 주는 예술적 성과를 높이 평가하려면 하라...그러나 내게는 퀼트가 주는 예술성을 차치하고 너머의 상술이 보여 실망했다.
원서의 출판연도가 2001년이라니...이건 나우웬 사후작이다. 편집이거나 유작을 후학들이 편집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쨋든 해도 너무한다.

역설이지만, 이거 읽고 나서 기독론 셤본다고 교과서 사러 내려갔다가 나우웬 책만 5권을 사버렸다.

춤을 추는 주체는 하나님이 아니라 상실에 빠져있는 우리다. 하나님은 우리의 상실가운데서 건지고 우리의 슬픔, 분노가 춤이 되게 하시는 주체이시다.
우리의 상실때문에 우리는 소유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 상실과 소유의 고리는 위장된 만족을 줄 뿐이며 우리의 내면에서 하나님을 향하여 열려야 할 문을 가로지르는 빗장이다. 이 고리를 보기 위해 우리는 우리스스로를 객체화시키는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서 나우웬이 침묵을 강조하는 이유를 발견한다.

움켜쥠에서 놓음의 과정은 우리의 힘이 아니라 우리의 삶의 주체가 하나님이 되고 상실된 자아가 하나님의 충만으로 채워질 때 비로소 가능하다.
우리가 어떻게 충만을 경험하고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게 되는가?
늘 그렇듯이 해답은 침묵으로 나의 소리를 들을 시간을 가지며 고독가운데 나를 대면하고 나의 실존의 상실을 쳐다보며 하나님의 임재를 바라는데까지 나아가 기도로서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어디서 본듯 한 이야기...
어디선가 들은 듯한 이야기...

나도 꾼이 되어간다. 읽은 책을 옆에 두지 않고 이렇게 썰을 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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