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 앉아서 다이어리를 꺼내 읽으며 적어보았어야 할 2010년의 기억들을 그야말로 기억에만 의지해서 끄적여야 한다니..
메모없으면 죽을 것 같던 끄적임의 습관도 많이 이완되었다.
나이들면서 이러한 습관의 이완을 "여유로워졌다"는 형용사로 포장해보려고 노력도 하지만
버려지는 시간들을 관리하는 좋은 습관의 이완이 그리 멋진 일은 아닐터다.
어쨌든 기억에 남아있는 몇가지들을 적어본다.
1월: 고일한 목사의 입국과 시작, 꼬득여 라스베가스와 그랜드캐년의 설원을 만끽했다. 중순께 학기시작, 전의를 다지며 맥도날드 교수의 Luke-Acts수업과 Sweeney 교수의 History of Judaism, Fassbeck 교수의 Biblcial archaeology, Greek II를 수강했다.
2월: 특별한 일 없이 학기가 진행되었고 지난 해 아내의 진료비 처리를 위해 메디컬 가입을 준비했으나 거절당해 좌절하고 병원비를 딜한만큼 입금했다. 몇일 후 병원이 아니라 debt collector에게 전화가 와서 딜한 병원비 이상을 요구했다. 이유인 즉은 딜한 병원비 납입일이 지났으므로 딜은 무효가 되었다나. 이후 간간히 전화와 우편으로 빚독촉을 받았으나 social number도 없는 우리에게 법적으로 불익을 줄만한 장치가 없어 현재는 소강상태^^
3월: 본격적인 중간고사 페이퍼의 압박에 15일부터 한주간의 spring break이 주어져 숙제에 파뭍혀 지내던 중 이상고온으로 Laguna beach로 이른 물놀이를 떠났다. 미국와서 처음 가보는 해변이었고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최고 중의 하나로 치는 해변이어서 그런지 너무 좋은 인상을 받고 돌아왔다. 물론 찬빈이, 찬휘도 원없이 놀았고 지친 아내도 힘을 얻고, 숙제의 압박 속에 놀아야 하는 내속은 썩어 들어가고...ㅋㅋ
4월: 교회문제로 목사님께서 2달간 retreat이 결정되어 본의 아닌 일들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였고 기대하지 않던 archaeology수업에 흥미 재미 만빵으로 느끼고 있을 때 main presentation날짜가 맥도날드 수업 presentation과 날짜가 겹쳤음을 알고 경악!
5월: 이달은 명실공이 기말의 계절. 처음으로 날새고 페이퍼 써서 제출했다. 물론 proofread도 못했고 Judaism philosophical tradition이라서 씹고 소화할 시간도 많이 필요한 주제였는데 몇일 밤으로 이해하고 쓰려니 페이퍼가 결국은 산으로 갔다. 어찌되었든 끝은 냈으니 방학! 한가지 더 1일에 하현(Olivia)이 돌잔치 설교를 했다. 믿음의 가정에서 태어난 사실 하나만으로도 평생의 감사제목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6월: 다음 학기에 있을 Ph.D어플라이 계획을 어렴풋이 머리 속에 그리며 VBS를 준비했다. 가능할까?를 몇번이나 마음 속에 떠올렸을까? 담임목사님도 부재 중이고 교사는 없고...
7월: VBS는 내일이 아니기에 플러스 알파를 얹어 주시는 하나님의 배려를 깊이 체험했다. 아이들도 좋아했고 부모님들도 팔걷어 붙이고 도우셨고 보이게 보이지 않게 많은 분들이 수고해 주셔서 은혜 속에 VBS를 마쳤다. 찬빈이도 때마치 방학을 해서 방학용 액땜으로 요세미티와 샌프란시스코 여행! 요세미티에서 이틀을 camping을 했는데 이틀 밤 모두 곰이 와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죽음"을 떠올려보았다. 그래도 찬빈이가 아직도 camping을 이야기하는 걸 보면 곰의 위협과 관계없이 여행은 의미가 있었다. 다녀와서 전의를 불태우며 지랄이라고 하는 GRE 단어 본격적으로 외우기 시작했다.
8월: 9월이면 개강인데 GRE의 끝이 보이지 않아 두려운 마음이 일기 시작했다. 20여년을 영어공부하면서 외우지 않은 단어들만 어찌 이리 잘 뽑아 내어 시험을 만들었을까? 존경의 마음이 일기도 했다. GRE공부 계속되었고 21일의 찬빈이 생일 잔치 문제로 아내와 신경전 돌입!! 성대하게는 아니어도 게임을 겸하여 동네 아이들 모두를 초대하는 이벤트성 잔치를 해야 한다는 아내와 소박하게 가자는 현실주의적인 나의 의견이 충돌했으나 진다고 세상 끝나는 사안이 아니므로 아내가 하자는 대로, 시키는 대로 순종해서 가정의 평화를 지켜냈다.-_-;;
9월: 야~개강이다 해야 할 긴 방학을 보내고도 한달만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운 맘으로 시작된 새학기...GRE때문에 마음 한켠의 답답함으로 가지고 녹녹치 않은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추천서를 부탁해야 해서 금기시되는 Riley교수의 수업을 2개 듣기로 결정하고 죽음을 각오했다. 이 달이 다가도 GRE의 끝은 보이지 않았고 미뤄 놓은 수업 리딩의 압박이 슬슬 느껴지기 시작했다.
10월: 죽도 밥도 안되겠다 싶어 GRE 날짜를 결정하고 시험 준비 마무리 돌입. 13일이면 후기도움을 전혀 받지못하는 애매한 날이었어지만 수업일정 상 도저히 월말에 날짜를 잡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되겠지하는 막연한 기대로 시험을 보았고 보기 좋게 그건 기대였다는 게 증명되었다-_-;;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수업 backup을 위해 과감히 GRE를 접었다.
11월: Riley교수의 숙제하는 데 몽땅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페이퍼만 쓰지 않았나 싶다. 19일 결혼기념일에 옆집 목사님 댁에서 찬빈이와 찬휘를 맡아주셔서 old pasadena가서 파스타도 먹고 집에 와서 와인을 곁들인 지난 5년의 삶에 대해서 또 아들들에 대해서 아내와 이야기를 나눴다. 가정 우선순위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그렇게 마음 먹고 살아도 얘기해보면 아쉬움과 후회스러운 일들이 너무 많다. 찬빈이가 부쩍 아빠와 "놀고 싶어한다" 내가 방학을 기다리는 것 만큼 아빠의 방학을 기다리는 녀석의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어찌 할 수 없는 딜레마 속에 한 달을 보냈다. 어플 준비를 해야 하는데 숙제로 허우적댔고 세분의 교수님께 추천서만 부탁드렸다. Prof. MacDonald, Riley, Sweeney.
12월: 어플준비를 한학기를 정성스럽게 해도 부족한데 학기를 진행하며 준비한다는 것이 역시 무리다는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버팀. 미국와서 처음 군사훈련 마지막 주의지옥같던 유격훈련의 행군을 떠올렸다. 그래, 그 때도 난 죽지 않았다...근데 이번에는 입술은 터지더라...ㅋㅋ
아내도 유치원 연말 발표회로 분주하고 No Vacancy 뮤지컬로 동분서주, 교회 뮤지컬로, 레슨으로, 두아이의 육아로 살인적인 스케줄과 에너지를 쏟아붙고 있으니 내가 아무리 바쁘다 한들 불만불평을 내뱉기가 조심스러웠다. 다행스럽게 quality높은 proofreader를 만나서 학기 마지막 페이퍼들을 무사히 제출할 수 있었고 어플준비 겨우해서 제출완료했다. 교회뮤지컬도 교회가 따뜻해 지는 것을 느낄 만큼 성공적이었고 지금은 찬빈이와 놀고 있고 대충 준비해서 제출한 어플이 신경쓰이지만 가급적 2월에만 신경쓰려고 노력중!!!
2010년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 이 글을 읽고 끄적여 봐야지.
메모없으면 죽을 것 같던 끄적임의 습관도 많이 이완되었다.
나이들면서 이러한 습관의 이완을 "여유로워졌다"는 형용사로 포장해보려고 노력도 하지만
버려지는 시간들을 관리하는 좋은 습관의 이완이 그리 멋진 일은 아닐터다.
어쨌든 기억에 남아있는 몇가지들을 적어본다.
1월: 고일한 목사의 입국과 시작, 꼬득여 라스베가스와 그랜드캐년의 설원을 만끽했다. 중순께 학기시작, 전의를 다지며 맥도날드 교수의 Luke-Acts수업과 Sweeney 교수의 History of Judaism, Fassbeck 교수의 Biblcial archaeology, Greek II를 수강했다.
2월: 특별한 일 없이 학기가 진행되었고 지난 해 아내의 진료비 처리를 위해 메디컬 가입을 준비했으나 거절당해 좌절하고 병원비를 딜한만큼 입금했다. 몇일 후 병원이 아니라 debt collector에게 전화가 와서 딜한 병원비 이상을 요구했다. 이유인 즉은 딜한 병원비 납입일이 지났으므로 딜은 무효가 되었다나. 이후 간간히 전화와 우편으로 빚독촉을 받았으나 social number도 없는 우리에게 법적으로 불익을 줄만한 장치가 없어 현재는 소강상태^^
3월: 본격적인 중간고사 페이퍼의 압박에 15일부터 한주간의 spring break이 주어져 숙제에 파뭍혀 지내던 중 이상고온으로 Laguna beach로 이른 물놀이를 떠났다. 미국와서 처음 가보는 해변이었고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최고 중의 하나로 치는 해변이어서 그런지 너무 좋은 인상을 받고 돌아왔다. 물론 찬빈이, 찬휘도 원없이 놀았고 지친 아내도 힘을 얻고, 숙제의 압박 속에 놀아야 하는 내속은 썩어 들어가고...ㅋㅋ
4월: 교회문제로 목사님께서 2달간 retreat이 결정되어 본의 아닌 일들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였고 기대하지 않던 archaeology수업에 흥미 재미 만빵으로 느끼고 있을 때 main presentation날짜가 맥도날드 수업 presentation과 날짜가 겹쳤음을 알고 경악!
5월: 이달은 명실공이 기말의 계절. 처음으로 날새고 페이퍼 써서 제출했다. 물론 proofread도 못했고 Judaism philosophical tradition이라서 씹고 소화할 시간도 많이 필요한 주제였는데 몇일 밤으로 이해하고 쓰려니 페이퍼가 결국은 산으로 갔다. 어찌되었든 끝은 냈으니 방학! 한가지 더 1일에 하현(Olivia)이 돌잔치 설교를 했다. 믿음의 가정에서 태어난 사실 하나만으로도 평생의 감사제목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6월: 다음 학기에 있을 Ph.D어플라이 계획을 어렴풋이 머리 속에 그리며 VBS를 준비했다. 가능할까?를 몇번이나 마음 속에 떠올렸을까? 담임목사님도 부재 중이고 교사는 없고...
7월: VBS는 내일이 아니기에 플러스 알파를 얹어 주시는 하나님의 배려를 깊이 체험했다. 아이들도 좋아했고 부모님들도 팔걷어 붙이고 도우셨고 보이게 보이지 않게 많은 분들이 수고해 주셔서 은혜 속에 VBS를 마쳤다. 찬빈이도 때마치 방학을 해서 방학용 액땜으로 요세미티와 샌프란시스코 여행! 요세미티에서 이틀을 camping을 했는데 이틀 밤 모두 곰이 와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죽음"을 떠올려보았다. 그래도 찬빈이가 아직도 camping을 이야기하는 걸 보면 곰의 위협과 관계없이 여행은 의미가 있었다. 다녀와서 전의를 불태우며 지랄이라고 하는 GRE 단어 본격적으로 외우기 시작했다.
8월: 9월이면 개강인데 GRE의 끝이 보이지 않아 두려운 마음이 일기 시작했다. 20여년을 영어공부하면서 외우지 않은 단어들만 어찌 이리 잘 뽑아 내어 시험을 만들었을까? 존경의 마음이 일기도 했다. GRE공부 계속되었고 21일의 찬빈이 생일 잔치 문제로 아내와 신경전 돌입!! 성대하게는 아니어도 게임을 겸하여 동네 아이들 모두를 초대하는 이벤트성 잔치를 해야 한다는 아내와 소박하게 가자는 현실주의적인 나의 의견이 충돌했으나 진다고 세상 끝나는 사안이 아니므로 아내가 하자는 대로, 시키는 대로 순종해서 가정의 평화를 지켜냈다.-_-;;
9월: 야~개강이다 해야 할 긴 방학을 보내고도 한달만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운 맘으로 시작된 새학기...GRE때문에 마음 한켠의 답답함으로 가지고 녹녹치 않은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추천서를 부탁해야 해서 금기시되는 Riley교수의 수업을 2개 듣기로 결정하고 죽음을 각오했다. 이 달이 다가도 GRE의 끝은 보이지 않았고 미뤄 놓은 수업 리딩의 압박이 슬슬 느껴지기 시작했다.
10월: 죽도 밥도 안되겠다 싶어 GRE 날짜를 결정하고 시험 준비 마무리 돌입. 13일이면 후기도움을 전혀 받지못하는 애매한 날이었어지만 수업일정 상 도저히 월말에 날짜를 잡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되겠지하는 막연한 기대로 시험을 보았고 보기 좋게 그건 기대였다는 게 증명되었다-_-;;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수업 backup을 위해 과감히 GRE를 접었다.
11월: Riley교수의 숙제하는 데 몽땅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페이퍼만 쓰지 않았나 싶다. 19일 결혼기념일에 옆집 목사님 댁에서 찬빈이와 찬휘를 맡아주셔서 old pasadena가서 파스타도 먹고 집에 와서 와인을 곁들인 지난 5년의 삶에 대해서 또 아들들에 대해서 아내와 이야기를 나눴다. 가정 우선순위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그렇게 마음 먹고 살아도 얘기해보면 아쉬움과 후회스러운 일들이 너무 많다. 찬빈이가 부쩍 아빠와 "놀고 싶어한다" 내가 방학을 기다리는 것 만큼 아빠의 방학을 기다리는 녀석의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어찌 할 수 없는 딜레마 속에 한 달을 보냈다. 어플 준비를 해야 하는데 숙제로 허우적댔고 세분의 교수님께 추천서만 부탁드렸다. Prof. MacDonald, Riley, Sweeney.
12월: 어플준비를 한학기를 정성스럽게 해도 부족한데 학기를 진행하며 준비한다는 것이 역시 무리다는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버팀. 미국와서 처음 군사훈련 마지막 주의지옥같던 유격훈련의 행군을 떠올렸다. 그래, 그 때도 난 죽지 않았다...근데 이번에는 입술은 터지더라...ㅋㅋ
아내도 유치원 연말 발표회로 분주하고 No Vacancy 뮤지컬로 동분서주, 교회 뮤지컬로, 레슨으로, 두아이의 육아로 살인적인 스케줄과 에너지를 쏟아붙고 있으니 내가 아무리 바쁘다 한들 불만불평을 내뱉기가 조심스러웠다. 다행스럽게 quality높은 proofreader를 만나서 학기 마지막 페이퍼들을 무사히 제출할 수 있었고 어플준비 겨우해서 제출완료했다. 교회뮤지컬도 교회가 따뜻해 지는 것을 느낄 만큼 성공적이었고 지금은 찬빈이와 놀고 있고 대충 준비해서 제출한 어플이 신경쓰이지만 가급적 2월에만 신경쓰려고 노력중!!!
2010년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 이 글을 읽고 끄적여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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