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는 한국이나 다름없다는 말을 실감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영어를 사용하는 때라고는 학교 사무실에 행정적인 일 처리 하러 갔을 때를 제외하고는 기회조차도 없다.
이게 내 상황이라면 찬빈이의 상황은 한참 다르다.
우리 가족이 들어간 아파트는 70~80년대 한국 정서를 떠올리게 할 만큼 아이들의 모습이 자연스럽다.
우르르 몰려 다니며 노는 모습이 꼭 내가 어릴 적을 닮았다. 찬빈에게 더없이 주고 싶었던 선물이 이런 삶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한가지 있다.
그런 상황 자체는 좋은데 떼지어 노는 아이들의 소통은 온통 영어다.
낯가림없고 거침없는 찬빈이도 아무리 형, 누나들 노는 데 기웃거려 봐야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알지를 못하니 스트레스를 조금씩 받는 것 같다.
책을 읽어주면서 가끔 영어 몇 단어라도 사용할라치면 찬빈이가 한사코 말리며 자기는 영어가 싫단다.
그 덕에 한글의 생김과 영어의 생김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잠을 청하는 찬빈이의 머리 맡에서 하루를 정리하고 기도하면서 답답한 찬빈이의 마음을 떠올려 보니 참 미안하다.
그래도 똘망똘망 아빠와 눈을 맞추며 씨익 웃는 찬빈이의 모습 속에서 머잖아 형, 누나들보다 더 유창한 영어를 구사할 미래를 본다.
그때가 오면 찬빈이에게 영어를 배워야지~부담없이...공짜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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