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비결 - 6점
세바스티안 라이트너 지음, 안미란 옮김/들녘(코기토)

공부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소위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들의 공부 방법을 들여다 보고 이 방법을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적용해서 어떤 결과가 나오나 살피는 실험적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보는 내내 자발적인 '아하!' 탄성을 유도하는 공부의 방법이란 없다는 결론만 얻었던 기억이 있다. 평생을 공부로 업을 삼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그런 방법이 있다면야 얼마나 좋겠는가!

이 책 역시 같은 선상에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나름대로의 개똥철학을 갖고 공부에는 왕도 혹은 지름길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라이트너는 살펴보니 저널리스트다. 저널리스트가 쓴 비법이란 결국 책을 팔기 위해 책을 쓰고 베스트 셀러로 만들기 위해 좀 더 설득력있는 예와 수사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암시한다. 첫장부터 펼쳐지는 그의 주장은 이렇게만 하면 수십개국어도 정복할 수 있다는 광고성 주장이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그의 직업답게 전문적인 지식을 활용했다. 바로 심리학이다.
본문 내내 전문용어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하면서도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심리학의 용어들과 사례들을 늘어놓는다. 이 정도로 신빙성이 있는 얘길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거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이 책은 판매 수익을 목적으로 저널리스트인 작가가 전문적인 심리학적 연구를 차용해서 그럴 듯하게 포장한 책 그것 이상이 아니다. 일면 맞는 말이지만 새길 말들이 있다.

제목에 걸맞는 비결이란 그가 말하는 메모리상자, 혹은 학습기계라고 불리는 툴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 툴은 이미 우리가 듣고 보고 활용했던 기억들이 있는 학습법이다. 이게 무엇이 비결이란 말인가?
그래서 번역한 우리 말 제목은 이런 부연을 가졌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한마디로 이 책의 모든 내용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하지 않는, 혹은 무시하는 내용들이다.

심리학적 통찰이나 연구결과들은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과정을 설명해주는 기능을 할 뿐 아니라 라이트너는 IQ가 만들어낸 사회적 망상들을 철저하게 비판한다. 나이가 들면 지능이 떨어지는가? 그는 학습을 멈추기 때문에 지능이 떨어진다고 역설한다. 대학만 졸업하면 공부는 끝이라는 정서가 있는한 지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에 따르면 지능 역시 학습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암기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자기 최면을 걸고 책을 읽을 때마다 부담을 가졌는데 이 책은 이런 생각이 IQ를 고안한 학자들의 음모에 말려든 결과라 지적하니 정신이 버쩍 난다. 학습을 멈추지 않는한 암기력은 퇴보하지 않는다. 암기력을 퇴보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학습은 평생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가 그렇게 길게 심리학적인 연구들을 늘어놓고 하고 싶은 말은 바로 공부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간명한 사실이다. 그의 말대로 "누가 공부를 그만두었다면 그는 너무 늦게 될 것이다"

Ps.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학습기계라고 하는 그 방법을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배포하는 사람들이 있다.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 기록하지 않아 궁금하겠지만 궁금한 사람들은 책을 읽어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