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사람 토머스 머튼 - 10점
헨리 나우웬 지음, 김기석 옮김/청림출판

토마스 머튼이 서구 사회에 준 조용한 혁명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으면서 그의 책만큼 읽히지 않은 책도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머튼의 저작이 아니라 나우웬이 생전에 머튼을 만나 알게 된 면모들을 그의 책들을 통해 다시 재구성하고 그의 삶을 기록한 일종의 전기이다.

나우웬은 머튼의 삶을 조명하면서 다각적인 구조 안에서 삶을 평가함으로써 독불장군식으로 기도만 해서 이렇게 되었다고 아니라 머튼을 기도의 사람으로 만들어간 다양한 영향력들을 분석하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특별히 머튼에게 영향을 미친 사람들을 추적하고 그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갔던 책들을 소개하고 동양사상과의 교류를 통해 그의 영적 생활이 풍성해 졌음을 보여준다.

읽은 지 얼마가 되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생각나지 않으니 당췌 이야기를 풀어갈 수 가 없다.
다만 한 사람을 기도의 사람으로 세우기 위해서 다양한 방식을 통해 부르신다는 사실을 한 번 더 확인한다.
또한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신학의 복잡성이 역설적으로 가까이 계신 하나님을 만날 수 없게 하는 장애물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그의 경고가 기억난다.

복잡성에서 단순성으로 나아가는 침묵의 길...

침묵 기도에 관한 그의 몇마디 말을 적어본다.

"내적 침묵에 대하여
당신이 이 내적 침묵을 얻으면 당신은 그것을 세상의 한 복판에서도 누릴 수 있으며, 어디에서나 기도할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이고도 외적인 고행없이는 내적 금욕을 얻을 수 없듯이 외적인 침묵이 없는 곳에서 내적인 침묵에 대해 말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105쪽)

"묵상기도를 드릴 때 우리는 마음과 입술로만이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전 존재로 생각하고 말한다. 그 때 기도는 말을 조직하는 일이나 마음에서 솟아오르는 욕망의 연속이 아니라 침묵과 집중과 경배 속에서 일어나는 우리 몸과 마음과 영의 지향이다. 모든 훌륭한 묵상 기도는 우리의 전 존재가 하나님께로 회심하는 것이다."(107쪽)

머튼의 삶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부담없는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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