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615
파리로가는 유로스타 기차안에서 몇자 적는다. 사키의 배웅으로 편하게 짐을 옮겨 싣고 목적없는 삶이 주는 권태에 대한 짧은 대화를 나누며, 목적을 허락하시는 분이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 얼마나 은혜인가를 생각한다. 아침큐티도 enough of everything이어서 아침에 깨달은 바가 있었는데, 순간순간에주신 넘치는 은혜를 나는 얼마나 과소평가하며 주저하는지 반성해 본다. 더가진 자, 더 지식 있는 자만을 보고 그 음지에 가려진 사람들을 돌아보지 않음은 그분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은혜를 과소평가하는 것 밖에 되지않음을 생각해본다.

주신 은혜가 족하다는 고백은...

현재의 삶가운데서 허락하신 만큼의 분량을 이루어가고 그것을 이루기위해 몇배로 준비시켜 베푸신 은혜를 깨달을 때 가능하다.

내가하는 지금의 여행에 대하여 목적이 없다는 불평을 어제 했었다. 그러나 지금의 여행이 내게 허락하신 넘치는 은혜의 부분임을 인정하게된 오늘은 더없는 평화로 가슴이 가득하다.

파리로 간다.

보고, 듣고, 느끼고,머리에 담고, 가슴에 새겨 그들을 볼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갖도록 노력하자.

그것이 이 여행의 주제이며 여행 너머의 삶 가운데 주제가되도록.




20040616
처음 기차역에서 내렸을 때의 파리의 느낌이란 런던의 깔끔함과는 극명하게 대조되는, 그러니까 상투적인 "낭만적인 파리"가 주는 인상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첫인상을 형용할 수 있는 단어란 것이 "꾀죄죄"하다는 것이었으니까.

진부한 가치가 배제된 스스로가 내린 판단을 가지고 파리 left bank쪽 유적들을 방문했다. 역시나 처음 가진 인상을 전복시킬 무엇인가는 없었지만 센강변을 걸으면서 이들의 행동과 건물, 나무 한포기에 묻어있는 영국과는 "다름"에 대하여 눈을 떳다. 물론 무엇이다른지는 분명하게 언어에 담을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낭만이란 감정적 단어가 주는 경계를 넘는 행동들이 서슴없이 자행(?)되는 것이 자유라고 한다면 필경 이들은 자유한 사람들이다.
강변이고 공원이고 벤치 구석구석 자리잡은 연인들의 애정행각이 당사자들은 아랑 곳 하지 않으나 보는 사람이 당황해서 어쩌지 못하게 할만큼 이들은 어떤 의미에서 자유롭다.


13세기며, 17세기며 얼이 담긴 이들의 옛 자취들을 보노라니 도버를 건너다니며 싸웠던 영국과의 전쟁과 우로 러시아며 게르만민족들과 대치했던 과거의 전쟁의 광폭성과 잔인성이 고성에 그대로 잠들어 있는 듯 하나 결국 외교라는 다른 전술로 다른 세계와 전쟁을 하고 있을 뿐, 그 본질에서는 같다는 생각을 하니 다시 사람의 본성에 대한 실망으로 씁쓸해진다.


노틀담 성당에서의 스테인드 글라스며 건축술을 이야기하기 전에 과거의 영화의 그늘에 죽어가는 촌부들의 삶에 대한 생각을 하면 또한편 씁쓸해진다.. 과거의 잔인성과 차별을 이야기하면서 또 다른 차별과 학대가 버젓이 다른 가면을 쓰고 이 세계에 자행되고 있으니까...


우울한 이야기는 이만하고 퐁뇌프를 지나면서도Pont neuf가 그렇게 발음된다는 것을 몰라 의미없이 지나간 걸 보면 의미(meaning)란 기존의 앎(knowledge)을 통해 제 3의 메커니즘으로 형성되는 것 같다는 근거도 없는 인식론도 생각해본다.


어찌되었건 이땅이 자유의 땅이며 낭만의 땅이라면 흠씬 느끼고 적셔 가야지.




파리에서도 아침, 저녁을 한식으로 제공하는 한국인 민박집에 짐을 풀었다.
런던에서 너무 열악한데 있어서 그런건지
이곳의 첫느낌은 올모스트 호텔이었다.
앞으로 계획 있으신 분께두 강추~


어디냐 하면, 파리 파란집...홈퓌가 현재 성황리 운영중이다.
http://www.paranjib.net


넓은 커먼 라운지하고 각방 en suite~
떠나는 날은 저녁도 공짜로 얻어 먹었다지..아마...ㅎㅎ ^___^;;;
이쯤에서 협찬광고는 마치고...
본격적인 파리여행에 들어가면


영국과는 달리 입장을 하는 곳은 거의 유료라고 보면 무리가 없을꼬다.
사진은 대법원 건물이었던 것 같은데...
과거에는 감옥으로도 사용한 적이 있다는 건물이다.
보이는 강은 파리를 가로질러 흐르는 세느강~






노틀담 성당인데
정면 사진은 웨스트 민스터 사원의 고딕 쌍탑을 그대로 닮아있다.
그래서 후면사진을 담아봤다...
노틀담 주위로 강가로 둘러진 곳은 전에 요새로 쓰여진 곳이라 한다.
물론 감옥도 있었고...







파리는 여행객을 위한 교통카드가 있으나
대부분 현지인을 위한 Carte Orange라는 티켓을 구입한다.
14.5유로만 내면 일주일간 1,2존 지하철을 맘대로 타고싶은 만큼 탈 수 있는데
사진을 꼬옥 붙히고 댕겨야 한다.


기분좋게 토요일밤 샹젤리제 거리에 나가다가
사진을 안붙힌 티켓을 걸려서 벌금을 낼 여행자가 있다...
반드시 붙혀라...T_T;;


지나다 보면 이렇게 클래식한 느낌의 시계가 걸려있는 것을 자주 본다.
나의 경우는 손목시계를 미국에 있을 때
라면 사고 나서 그 봉지에 담아놓고 깜빡 잊고 그냥와서
이렇게 거리의 시계를 손목시계 삼아 댕겼다쥐...^^







예술의 거리, 패션의 거리인만큼 파리의 거리에선
우리나라의 하모니카와 멜로디언 대신에
바이올린과 같은 현악기와 관악기, 심지어는 피아노를 치는 거리의 악사들을 쉽게 만나게 된다.






판테온이다.
옛 신전일테지만 입장료가 터무니 없어 안 들어갔다.
양심없이 저런 건물 한번 들어가는데 루브르 박물관 입장료 만큼 입장료를 받는다.
첫날 부터 파리의 인상은...
모랄까...꾀죄죄였는데 떠나기 까지 내내 그 이미지를 벗겨낼 수가 없었다.






여긴 우리로 치자면 전쟁박물관 쯤 되겠다.
Musee de L'armee





사치스럽기로 하늘을 찔렀던 루이 14세...맞나?
워낙 역사엔 젬병이라...
들은 풍월로 떠들려니 한계가 느껴지면서 한쪽 머리가 심히 아프군...-_-;;;
암턴, 모 많이 들어본 사람이라 찍었다. 그게 맞겠지...ㅋㅋ







여긴 시청사 건물.
시청사 앞에 광장에서는 "유로 2004" 홍보와 프랑스전 중계를 위한 대형스크린이 설치되어있었다.
혹자에게 듣기는,
이런 광장 대형화면 스포츠관람 문화를 2002월드컵 때 한국에서 시작한 거라는데
사실의 진위를 떠나 기분 좋은 풍문이다.






Champs-Elysees
챔프 엘리제?
영문 가이드북을 가진 사람한텐 불어 발음을 모를경우 정말 된장이다....이런 된장...-_-;;
파리하면 떠오르는 "세느강"..."퐁뇌프의 연인"..."샹젤리제" 거리...
저걸 샹젤리제라고 발음한다니 환장할 노릇이다.
참고로 프랑스에 가면 영문으로 병기한 여행지를 찾기가 정말 힘들다.
스위스 친구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프랑스는 라디오 음악 방송에서 프랑스어 노래 방송비율을 법적으로 통제한다고 한다.
또한 "컴퓨터"라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외래어 대신 자기네 말로 컴터를 지칭하는 신조어를 갖고 있단다.
프랑스 사람의 자국어에 대한 보수성이야 듣긴 들었어도
막상 짧은 일정동안 경험하니 생각하고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연구가치가 있는 민족이다....
Gaul...







전쟁 박물관을 지나 20여분을 걸으면 보이기 시작하는 파리의 상징 에펠탑.
이 사진도 따라하기 작품....^^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지 아마?
론리 플래닛 웨스턴 유럽편(Lonely Planet Western Europe) 표지사진과 똑 같다...아뉘 조금 다르다.
구름의 모양은 나의 작품...ㅎㅎ






에펠이 높다한들 내 손아래 뫼이로당~
연출사진인데 찍사의 부주의로 다소 어긋났다...
그래두 재밌지 않나요?^^







언제 부턴가 돈내고 높은 곳 올라가는 것은 대낮보다는 저녁이나 밤이 낫다는 나름의 신념이 생겨나
에펠도 낮에 사진만 몇장 찍고
돈내고 올라가기는 밤에 올랐는데
나두 고소공포증이 있는지 에펠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다리에 힘이 쭈~욱~빠졌당...-_-;;







무거운 삼각대 사용 사진 두번째~
에펠탑 위에서 야경찍기...ㅋㅋ
해가 늦게 지는 관계로 사진의 야경에서도 완전히 밤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으나
실제 촬영시각은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한장 더 보여주도록 하쥐...ㅎㅎ
저 강이 세느강일 꺼다.






에펠탑엔 기본적으로 골격에 대한 조명외에
9시부터 인듯 싶은데
매시 정각에는 점멸등이 5분정도 점멸하며 장관을 만든다.
조~위에 있는 사진도 9시경의 점멸등 쑈때 손각대 촬영으로 흔들린 사진인데
환상적인 분위기가 담겨서 안지우고 가져왔당...






이게 에펠의 밤 모습이다.
사실 구도만 보자면
에펠 주위를 돌아흐르는 세느강변에 내려가
다리를 끼고 사선으로 찍으면 환상적일 꺼라 생각했는데
밤도 늦고 갈길이 걱정되서
기본만 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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