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것, 그것보다 어려운 일이 있을까 싶다.

"익을 수록 벼는 고개가 숙어진다"는 속담을 곧 잘 듣곤 했는데 요즘들어서는 통 들을 수가 없다.

이 속담이 갖고 있는 단어가 가지는 유비가 첨단을 이야기하는 이 시대에는 걸맞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난 시대에 맞지 않은 유비 때문이 아니라 이 속담이 가지고 있는 인격적 내용이

우리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바보"로 비쳐지기 쉽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보"로 비쳐지는 것이 두려워 "예"해야 할 때 "예"를 못하는 모습이 비단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이기에

더욱 씁쓸하다.

진정한 용기란 겸손으로 고개를 숙이는 몸짓에서 시작한다고 하면 어패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