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가지

from 포토로그 2006. 7. 6. 23:13





한 주 전에 눈다운 눈이 이번 겨울을 통들어 한번 내렸다.

물론 윗동네 올라가서 "춥다"의 의미를 되새기며 눈을 맞기는 했지만 짐풀고 있는 이곳에서 눈을 본 건 처음이니까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해도 괜찮을 듯 싶다.

함박눈이 오는 그 저녁에 노란 가로등 사이에 수북히 쌓여 차들도 없는 도로를 달려보고

카메라를 들고 나오지 않음을 한탄하며 눈사진(eye photo)을 줄창 찍었다.

눈은 그밤만 그토록 내리고 그 다음날 부터는 햇살은 없이 그러나 좀체 무언가를 뿌릴 것 같지 않은 희뿌연 날씨였고

파란 하늘 배경으로 눈 사진을 찍고 싶어 이를 악물고 녹아내리는 눈을 안타까워 하며 청명한 하늘을 기다리다

지쳐지쳐 아쉬운 대로 카메라 들고 어슬렁어슬렁...

얼음을 한 겹 두르고 있는 이 가지가 더 춥지나 않을까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소위 말하는 얼음집 이글루의 따스함에 대해서도 들은 바 있어 따뜻하지는 않을까 생각도 든다.

오늘 느낀 건데 지금 이글을 적으면서 들리는 배경음악이 넘 쓸쓸하다. 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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