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를 들여다 보면 삶이 보인다 하던가
그래서 신화는 헬라시대부터 지금까지도 꾸준히 읽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벽화로 보는 이집트 신화"가 우리말 제목이지만
본제는 "The Egyptian Book of Life"다.
신화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 이집트인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측면을 생각해보면
이집트인의 삶의 책이 더 와닿는다.


"박물관"이라는 이름을 걸고 지어진 세계 어느 도시의 건물도
이집트관을 빼놓지는 않는 걸 보면
이집트인의 삶은 비단 지역적인 이집트의 한계를 넘어
"우리"라는 공통분모를 형성하는 무엇인가가 있는 듯도 하다.


대학시절 첫학기 때 이집트 신화를 배운 적이 있다.
물론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신들 이름도 생소하지만
바벨론신화, 로마신화, 인도신화가 마구 섞여 신들의 본적도 마구 바꾸어 놓기도 했다...i'm sorry ...-_-;;


그나마 그 정도의 지식이라도 있어
가끔 박물관에 가서 이집트 관련 물품을 보면
음...이건 오시리스, 이시스, 호루스...
하구 아는 척 하며 뿌듯해 하기도 했는데
이번 겨울에는 이 신들의 본적인 이집트엘 가보려고 하니
담박에 나의 얄팍한 이집트 정보에 실망할까 싶어 책을 잡았다.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
무진장 헷갈린다.
첫장부터 초심자들을 위해
신의 계보를 훝어 주는 배려를 잊지 않고 있지만
읽다보면 이넘이 저넘같고 저넘이 이넘같고...ㅋㅋ
암튼, 단순히 이집트 신화를 말로만 풀어내지 않고
벽화의 사진을 첨부해서
벽화를 통해 이집트 신화를 읽어내는 신통방통한 책이다.


많은 신화속에 재생의 모티브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책을 덮고 나서
이집트인이 가졌던 생의 집착이랄까
아니면 부활의 집착이랄까
하는 강한 열망이 타 지역 보다 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의 집착이 부활의 집착으로 전이되었다고도 볼 수 있을 법도 하다.


그러한 생의 집착이 당시대에 비교할 수 없는 찬란한 문화로 꽃피었다면
작금의 이집트가 그 시대와 비교할 수 없는 초라한 처지로 전락(?)한 이유는 멀까?
지금의 이집트 사람은 생의 집착이 그 때만 같지 않은 걸까?
난 신화를 잃은 사람은 그렇게 퍽퍽해 진다고 말하고 싶다.
신화가 주는 상상력, 여유, 성속의 구별이 모호한 그 때가 가장 문화가 아름다울 때이며
생이 아름답게 꽃 피울 때이다.


상상력을 자극하지 못하고 오감을 자극하는 지금의 문화가
화려한 듯 하여도 삶의 내음이 없는 것은
이런 신화적 상상력을 잃은 저질문화이기 때문이 아닐까.


오감을 자극 하는 문화여...
이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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