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에 관심있으십니까?

from Monologue 2006. 6. 18. 13:28
90년대 말은 큰 서점 종교코너에 가서 기웃거리면 어김없이 아줌마 가방을 맨 몇명이 다가오곤 한다.
영락없이 그분들의 입에선 "도"에 관심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기 일쑤다.


사실 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다만 그들이 말하는 도와 내가 듣고 알기를 원하는 도의 차이가 있을 뿐.


한 때 소시쩍에 "도"에 관하여 말하기를 즐겨하는 이 사람들을 연구한답시고
"도장(道場)"에 간 적이 있더랬다.
도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조상의 위패가 출입문을 열자마자 눈에 띈다.
기억에 의하면 5대조까지는 모셔야 한다고...


자정에 천계가 가장 맑다 하여
도장에 칩거하는 자들도 있었고
21자 주문을 외면 소위 하늘문이 열린다 한다.


이렇게 길이며 서점이며 접근해서 "도"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도인 한명을 만들면 자신의 수호천사를 한명씩 천계에 두게 된다는 그들의 낭만적인 교리 덕분이다.




이 사람들 만나본 사람은 안다.
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얼굴이 참 맑으시네요"
기분 참 좋아진다. 그러면서 영계에 풀리지 않은 조상의 원한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90년대 향수속에 잊혀진 "도"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문득 길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90년대의 "도"의 버전이
밀레니엄 시대에 맞게 "영문"으로 다시태어났다.


저는 "영문"을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영문을 공부하는 학생이 나 한테 무슨 볼일이 있을까?(혼잣말)
"영문"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순간, 아찔 아련한 향수...
나두 영문(English Literature) 좀 했는데...(역시 혼잣말)
무슨 영문요?
"영문"도 모른다는 말 들어보셨죠?
음...이렇게 바뀌었군...ㅠㅠ




새옷을 입은 "도"
갑자기 난 2000년에 맞는 옷을 입고 있는가?에 대한 자문...

이런 생각이 든 영문을 도통 모르겠다.^^

2005/04/07 23: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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