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from 시네마천국 2006. 6. 2. 20:41
방학이다.
F폭격도 불사한다는 기독론의 긴 포화를 뚫고 2학년 1학기를 뒤로하니 남는 건 허한 맘과 무계획이 주는 불안이다.

영화를 봤다.
1년전쯤 되는 것 같다. 이영화를 추천받은 것이...
애써 기억을 떠올려 다운받아 칙칙하고 청소안한 책상에 자질구레한 종이들과 필기구들을 쓰윽 밀어놓구 팬소리 요란한 노트북을 켜고 아드레날린을 클릭하면서 펼쳐지는 영상은 그대로가 평온이고 평화였다.

장예모감독...
우리영화 "클래식"에서 받았던 애틋함이 스토리가 주는 감동이었다면 스토리에 더한 영상이 꾸욱 눌려있는 역마살을 자극할 만큼 아름다웠다.
물론 아름다운 영상을 돋보이게 하는 장쯔이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길은 사랑이 만나는 곳이다.
그를 기다리다 열병에 걸려도 도시로 뻗어있는 길은 또 그가 다시 나를 보러 올 그 길이다.
세월이 앗아간 그의 주검을 그녀는 다시 그 길을 걸으며 느끼고 있다.

고스란히 담긴 사랑이야기를 영상화 시켜주면서 간간히 감독이 하고 싶던 사회적 메세지를 어린아이들이 입에담는다. 문화혁명이전의 가치가 자본주의적 가치로 퇴색해지고 자본주의의 논리만이 살아있는 현세대에게 하고 싶어 하던 감독의 목소리도 들린다.

겨울에 어울리는, 혹은 가을에 어울리는 영화다.
좋았다.


2003/06/14 19:5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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