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from 시네마천국 2006. 7. 5. 15:03





그저 단순히 액션영화라는 장르에 대한 선이해와 개인적으로 호감을 갖고 있는 스칼렛 요한슨이 나온다기에
주저함 없이 티켓팅을 해버린 영화다.


인터넷에서 뉴스를 보니 황우석 신드롬 때문에 한국에서 특히 선방하고 있다는 보도다.


왜 그럼 황우석 교수를 운운할까?
스토리의 주된 재료가 인간복제(cloning)이기 때문이다.


생에 대한 집착, 혹은 죽음에 대한 회피
사람은 태어나면서 이 주제를 부둥켜 안고 살아간다.
그래서 이집트인은 미이라로
도가에 입문한 사람들은 불로초를 찾아 그리도 헤매다녔다.


이 주제의 21세기 버전이 바로 인간복제, 클로닝이다.


아일랜드는 21세기 죽음의 문제를 해결해줄 클론들이 동경해 마지 않는 곳이다.
인간들에 의해 생산된 프로덕트로서 클론들의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
인간에게는 생의 이유가 될 소망, 희망을 바로 아일랜드에 투사시켜 클론들을 쇄뇌시킨다.


감독이 의도하였겠지만 이런 희망적 존재가 인간임을 암시하더니
이내 클론으로 분한 이완 맥그리거와 스칼렛 요한슨의 반란과 위기 가운데서
공사판의 인부를 통해 감독은 클론은 클론이상임을 선언하는데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이들을 에게
"Thank God, Jesus so loves you"를 건넨다.


인간에게 주어진 신의 사랑을 수혜할 수 있는 자격을 클론에게 부여함으로서 클론의 인간됨을 넌지시 건넨다.


클론의 인간됨을 선언한 이 장면 이후에
인간과 클론간의 경계는 서서히 무너지며
기만 당한 상품들의 해방을 위해 이완 맥그리거의 그리스도적 투신이 이어진다.
헐리우드 영화적라는 말은 바로 메시아로 분하는 이완맥그리거의 역할에서 두드러진다.
클론의 형편을 아는 자만이 클론의 해방을 이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을 얻는 것이 아니던가?


예상대로 클론들은 해방된다.
아일랜드가 허상임도 간파한다.


영화는 여기까지 전광석화같은 속도감으로 내뱉는다.
갖혀 있던 클론들이 인간 세상으로 나오면서 이 영화는 크레딧 장면으로 마무리 된다.
클론들이 자신을 생산 주문했던 주인들을 만나느니 하는 자연스런 상상은 관객 몫으로 던져놓고
무식하게 관객들에게 질문한다.


"나는 클론이 인간이라고 생각하는데 당신은 어떻소?"


이렇게 단순하게 밀어붙힌다고 아닌 걸 기라 하고 긴 걸 아니라 할 수 없지 않은가!

인간복제에 관한 윤리적 문제가 왕왕 거론되기는 하더라만
이 문제는 해결이나 정답을 찾을 수 없는 주제임은 자명하다.


다만 이 영화처럼 자기가 가진 생각을 개진하는 건 자유지.


앞에서 잠깐 이야기했지만
난 이 영화를 통해 죽음에 대하여 친숙해 질 수 있을 때 비로소 인간은 인간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의뢰인과 클론들이 상면해야 하는 끔찍한 일이
순명에 대한 지혜, 죽음에 대한 다른 차원의 앎이 있다면
벌어질 수 있는 일일 수 없다.
죽음이 생과 이웃한 다른 차원의 삶인 것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하이데거의 입을 빌지 않아도 인간은 죽음을 애써 외면하다가 가는 존재임은 삼척동자도 10초만 생각하면 알만한 진실이다.


죽음에 대하여
은총에 대하여
소명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사고하는 인간....

이런 인간만이 참된 인간됨을 실현하고
고향으로 돌아갈 자격이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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