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은봉 지음, 류동필 그림/책과함께어린이 |
학창시절 가장 싫어했던 과목이 역사였다. 그 때 그렇게 역사가 싫었던 것은 순전히 암기과목으로 분류되어 연도와 사건을 매치시키는 데 몰두해야 한다고 강요받았기 때문이다. 국사와 세계사 가릴 것 없이 쏟아지는 연도에 맥을 못추던 시절이 있었다. 그 이후 내게 역사는 분명 넘어야 하지만 넘기는 너무 어려운 큰 산이었다. 물론 학문을 하면서 토대로서의 역사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러나 어린시절 생긴 역사포비아는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의 엄청난 괴리를 만들었다. 사지선다형에 길들여져서 역사가 주는 가르침에 귀기울이라는 요구는 내게 너무 과한 요구였다고 해야 할까? 어쨌든, 역사가 좋다는 사람이 이해할 수 없었던 내게 교과서의 딱딱하고 진부함을 넘어선 흥미진진한 국사의 세계를 보여준 책이다. 물론 이 책은 어린이용으로 제작되었으나 역사를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어린이용과 어른용이 나뉠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일까 생각해 봐도 뚜렷한 기준이 없다. 다만 어린이용이기 때문에 삽화와 사진들이 많다는 것! 그러나 이것은 어른이 볼 때도 아이에게 주는 유익함 이상의 유익이 주는게 아니던가! 시리즈물인 듯 한데 『한국사편지1』은 원시사회부터 발해까지의 역사를 다루었다. 저자는 여성사학자로 말그대로 역사를 딸에게 건네는 편지 형식을 빌어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읽다보면 마치 누군가가 책을 읽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교과서적 역사기술이 아니라 사가의 역사관을 담은 기술이 눈에 띈다는 점이다. 역사를 기술하는 것 자체가 사가의 사관이 반영되는 것이지만 어린이들이 사관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고 역사의 교훈들을 구체적으로 사유할 수 있도록 유도 질문들을 삽입해서 아이들로 하여금 사유하도록 하는 배려도 높이 사고 싶다. 왜 이런 책이 나의 학창시절에는 없었을까? 그러면 역사를 참 재미있는 과목으로 생각했을 법도 한데... 요즘 아이들 참 복받았다. 국사교과서를 읽고 공포를 느끼기 전에 역사에 대해서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서도 좋고 다 큰 어른은 가물가물한 국사의 큰 줄기를 한번 생각해 보는 용도로 손색이 없다. 책에 삽입된 사진들을 보니 갑자기 베낭메고 국토 순례라도 싶은 충동이 인다 |
illseo.net2009-04-14T01:0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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