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어 사전 - 8점
남경태 지음/들녘(코기토)

손 안에 들어오는 문고판 사이즈의 이 책은 제목처럼 인문학적 개념들을 사전 형식을 빌어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이 책의 개념들은 국어사전에 등재된 개념들이기도 하고 쉽게는 인터넷 사전을 이용해서 검색 가능한 개념들이지만 저자의 말처럼 그가 이해했던 대로 적어놓은 것이기에 사람냄새가 뭍어 있는 인문학적 개념들이다.

인문학이라는 어휘를 잠깐만 생각해 보아도 범위를 규정하기란 쉽지가 않은데 담론을 이해하기 위한 개념들을 정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지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많은 개념 가운데 당혹스러운 것은 역시나 현대 철학사조에서 나타나는 개념들이다. 풍월로 수차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철학자와 그의 기본적 사고 자체도 연결되지 않는 걸 보면 나의 독서의 충실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다. 물론 철학적 개념 외의 표제어는 어렵지 않게 읽어 나갈 수 있었다. 가끔 기독교와 관련한 그의 독서가 수박 겉핥기식의 논증과 지식으로 정의한 부분이 있어 거슬리기는 하지만 인문학도였고 어느 부분 아직도 인문학적 책읽기와 사고의 끈을 붙잡고 발버둥치는 나로서는 하나의 도전이었다.
어느정도의 독서가 되어야, 혹은 어떤 종류의 책을 읽어야 이런 통사고가 가능할까?

책 뒤의 참고문헌에 깨알같이 담겨있는 짧은 서평을 읽으면서 독서목록을 또 만들어보기는 했는데 그 책들은 언제나 읽을 수 있으려나..^^

한번으로는 그 책의 내용을 모두 알 수 없고 두고두고 필요할 때마다 곱씹어 소화해야 하는 인문학적 개념들에 다시 한번 도전을 받게 한 책이다.

아울러 철학사 전반에 관한 읽기가 보충되어야겠다는 숙제도 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