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가 되기 전에 국경을 넘겠다고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굳게 맘먹고
주섬주섬 짐을 챙기는데 경악할 일을 만났다.

카메라 충전용 어댑터를 토론토 숙소에 놓구 왔다...

밀려드는 허탈함, 가슴 후비는 박탈감에 망연자실 TㅅT;

실낫같은 희망 부여잡고 전화를 했다.
"사모님, 전데요...--;"
"블라블라 놓구왔거든요...중략...감사합니다"

그나마 맘이 진정된 것은 무엇인가를 놓고 온 것이 나만이 아니라
교수님두 목걸이를 두고 가셨다는 사모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이다..ㅎㅎ
마무리 짓고 나이아가라의 낮의 위용을 맛보러 나갔다.
기술적으로 턱없이 부족한터라 그 위용을 담아내는 것이 여간 어렵지가 않아서,
괜시리 물보라때문에 생기는 무지개에 셔터를 몇번 눌러봤는데 간신히 잡혔다.








나이아가라 강줄기를 따라 온타리오호수까지 달리는 길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12시전에 거기까지 둘러보려 했으나 나이아가라에서 12시가 넘어 나와서
목표수정 3시정도에 국경을 넘기로 하고 강변도로를 달리는데
펼쳐지는 풍경이 그야말로 그림이다.
액셀레이터를 밟을 수가 없었다.

길 주변의 풍경이 내 다리를 꽈악 잡아 끌어 브레이크에 얹어놓으려 하는 것을
번번히 무시하다가 한번 스탑해줘서 돌아본 등대주변...





그 등대를 굽이 돌아 흐르는 나아이가라 강줄기다.
이 강줄기를 따라 가면 온타리오호수에 닿는다.

그 온타리오호수가 토론토까지 미친다.
나이아가라에서 토론토까지 110km이상으로 밟을 경우 1시간 30분정도
그니까 대충 온타리오호수의 크기가 짐작이 갈꺼다.
무지 크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그건 내 상식으로 "바다"다.





아웃포커싱의 정수를 느껴보자.
역시 작은 렌즈로서는 한계가 있다.
그래두 예쁘다.
안그런가?
뒤로보이는 강줄기 무슨 줄기?
.
.
.
.
나이아가라 강줄기!





동화속에서나 나올법한 집들하며
풍경들이 국경을 넘어야 한다는 당위를 잊게 하더니
죽치고 입을 벌리며 방황하게 만들었다.

LCD에 배터리 부족 램프가 깜빡이기 시작한 것이 이즈음...

역시 내팔자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이때 부터 LCD끄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시야율이 82%에다가 앞에 뽀대나게 끼운 어댑터때문에 반은 가리는
화면을 상상으로 커버하며 찍었다.

쩍팔린 이야기지만 사실 배터리를 두개 가져갔는데 깜박하고 하나만 충전을 했다.
그래서 하나는 가져갔다가 그대로 가져왔다.

어른들이 "늙으면 죽어야돼"라고 왜 말씀하시는지...조금은...ㅎㅎ





여기가 강줄기의 끝...온타리오 호수다.
이게 호수같은가?





호수로 연결되는 끝자락에 작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크리스마스 마을이라고 해야할만큼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데코레이션으로 가득한 마을.
버나드쇼 동상이 서있는 카페가 있어...
점심을 거른채 거동하고 있던 터라 커피를 시켜 허기를 재운다.


불쌍하지?


사실 차안에 "팀호튼" 도우넛이 있었지만 그 당도가 차라리 설탕을 혀로 가득물어 먹을 만큼 높아서 많이 먹질 못했다.
이사람들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먹는 걸 이리 달게 먹고 살빼겠다고 아우성대는 거다.





3시에 국경을 넘겠다던 굳은 결심
해가 뉘엿뉘엿지기 시작하는 마을에서 깨닫고 부리나케 밟았으나
볼건 봐야된다는 결심보다 숭고한 정신 부둥켜 안고
6명이 들어갈 수 있는 교회가 있다하여 정차한다.
증말 작다.






민족의 자존심을 운운하기에 너무 쩍팔린 민족의 낙서...
뱅기만 탈 수 있으면
내 이 "김민근"이란 넘을 잡아다가 퐁퐁풀어 수세미로 박박문지러 지우라고
하고 싶었으나 현실적인 장애를 고려하여 여러분에게 숙제로 이렇게...
김민근이를 찾아 이곳으로 보내주시길...

참으로 부끄럽다.

유독 눈에 띄는 "south korea"

다른 건 다 한글로 쓰고 왜 이건 영어로 썼는지...

하여간 배운 넘들이란...





국경을 넘을즈음에 노을이 졌는데
내 일생 최악의 노을이었다.

국경에서 잡혔다.
세관에서 나좀 보잔다.
그래서 보라했다.
차를 저~쪽으로 대란다.
그래서 댔다.
그랬더니 내 차 앞뒤로 셔터가 내려간다.
음...분위기를 음산하게 하더니 끔지막한 넘 둘이 들어와서
지갑이며 차에 있는 거 몽땅 뒤진다.
뒤지는 꼬라지가 폭탄을 가지고 들어와도 못찾을 법한 엉성함이 배어있다.


외국인들은 다들 국경에서 고생을 하는 거 같은데
1시간 반을 거기서 조사받고 나오니 해가 이미 다 졌고
난 울분을 삭히며 순간떠오르는 이름들을 입에 담아봤다.


우리 형같은 "오사마 빈라덴"
사촌 형같은 "사담 후세인"


당장 그들의 후원자라도 되고 싶은 맘에 불타올라 차가 탈뻔 했으나
진정하고 보니 오죽하면 저리 철저하게 입국인들을 조사하겠나 싶어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가 부쉬가 좀 무식해야 얘네들에게 칼을 갈겠지만 워낙 무식한 지도자 아래 있으니
불쌍하기 그지없는 백성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용서하기로 했고 국력을 키워야한다는 민족정신,
학교 선배 안창호선생의 기백을 오늘에 되살려야 한다는 결심으로
손가락을 깨물뻔 했으나 참았다.
왜?
.
.
.
.
.
.
사실 손가락에 피가 날 정도로 깨물면 무지 아플 것 같았다^^

결국 워싱턴 DC까지 가야했는데 밤새 달려 80여마일 떨어진 해리스버그에
짐을 풀려고 했으나 번화한 도시의 외양과 달리 머리누울 곳 조차
찾을 수 없어서 방황하다가 일방통행의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고
결국 또 그 밤을 달려 요크(York)에 가서야 짐을 풀었다.
12시가 넘은 시각이었지 아마....



이렇게 하루가 또 간다.






요크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워싱턴 DC까지 밟아
스미소니언 박물관을 둘러보기로 하고 설렁설렁 Mall주변을 주차때문에 돌다가
겨우 주차하고 갤러리 하나 들어갔는데 해가 졌다.

어찌나 크던지 내 생전 남대문보다 더 큰 화장실출입문은 여기서 처음이다.
성에 들어가는 느낌으로 화장실문도 생겨먹어서 나올 것도 제대로 나오질 않았다.--;

해가 졌으니 어찌 하랴...

나머지 박물관은 다음을 기약하고
대단원의 여행의 막을 내리며 자축의 의미에서
선택한 저녁메뉴...


감자탕 앤드 순대볶음^^

무지 맛있었다.ㅋㅋ





스폐셜땡스 투 : 여행할 때 쓰러지지 말라고 보통 때 먹는 식단에 숟가락 하나
더 얹어 식사를 스테이크로 대접하신 김일선 전도사님 앤드 사모님...
여행루트에 대해 조언차 초대하셔서 사골국물로 속을 다스려주신 손요한 목사님 앤드 사모님...
가는 길 점심, 저녁을 위해 손수 김밥을 싸주시고 교수님 동사하지 마시라고
해리포터틱한 망또 외투와 모자를 특별협찬하신 김수경 전도사님...
같은 이유로 가죽자켓을 교수님께 협찬하신 김인옥 전도사님...
이번 여행을 가능하게 했던 우리 발, 토요타 코롤라를 협찬하신 채승희 전도사님...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기꺼이 삼일을 풀타임으로 토론토 안내를 하신 유민호 전도사님...
3일간 면목없을 만큼 후한 배려와 케어를 해주셨던 권목사님 가정과 사모님...
토론토로 여행을 할 수 있는 동기를 이빠이 부여하신 권전도사님...
여행가운데 허기진 배를 퍼펙트한 연어요리로 채워주신 송교수님...
끝으로 이번 여행의 또 다른 주연 박신경교수님...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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