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하면 생각나는 것이 오렌지였다.
플로리다에 발을 디디기 전부터 오렌지 타령을 하는 일행 중 한명을 달래며 플로리다 가면 오렌지 천지니까 거기가서 많이 먹자고 하기도 했고 겸사겸사 지나가는 길에 "오렌지 월드"가 있어서 가던 길 멈추고 오렌지를 자그만치 두 자루를 산다.
참지 못하고 차에 싣고 "유니버설 스튜디오"로 향하면서 까먹기 시작했다.
오렌지 타령을 했던 그 일행은
연실 "껍데기가 너무 얇아...(그러니까 맛있겠다는 의미였고)를 중얼거렸고
13시간 북쪽의 리치몬드에서 먹는 오렌지와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껍데기를 까면서 껍질이 얇다는 사실외에 국물(과즙)이 무진장 많다는 멘트도 곁들였다.
난 과즙이 무진장 많다는 사실을 인식할 정도로 꾹꾹 찍어 눌러 깠을 오렌지에 손맛이 묻어나올 것이라 확신하며 "까도 안먹어야지"하던 차에
껍질 벗기기를 완료하고 한조각을 물어 맛을 음미하던 그 일행...
갑작스레 시리어스 해지면서 "차 돌려"...?
과즙이 오이즙 같았다.
껍질이 두껍고, 과즙이 적은 오렌지는 용서할 수 있지만
맛이 오이인 오렌지는 용서할 수 없었다.
결국 차 돌려 환불받고 오렌지는 이후 구경도 못했다.
오렌지로 상한 심정
무엇으로 극복할 수 있겠는가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간판을 보는 순간
어느정도의 정신 보상과 함께 오는 기대로 인한 호르몬 분비때문일까
오렌지에 대한 기억을 잠깐 잊었다.
주차장 간판도 유니버설 틱하다.
여기도 땅덩어리 큰 걸 얼마나 자랑하던지
주차장에서 유니버설 스튜디오 대문까지 걸어서 10여분은 족히 걸린다.
이미 예약해서 구입한 보우쳐를 입구에서 정식 표로 바꿔야 하는 우리.
대문을 눈앞에 두고 보우쳐를 차에 두고 내린 사실을 알고 아연실색(◎◎).
사실 아연실색해야 하는 사람은
그 머----언 길을 다시 다녀와야할 나였다.
정말 멀었다.
쓰레빠(정신 말짱하고 스테미너 원더풀일때는 "슬리퍼"로 발음한다)를 신고 갔던 스튜디오였기에 다녀 온 길은 천리만리로 느껴졌다.
우여곡절 생쑈하며 들어온 스튜디오에
필이 화악하고 꽂혀 버린 슈렉의 피요나 공주~
사실 슈렉하고는 찍고 싶지 않았다.
그치만 슈렉이 삐질까바 사진 함께 박아줬다.
50달러 뽕빼자고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모든 라이드와 쑈를 보려고 최선을 다했다.
이건 에니멀플레닛 방송하고 무슨 관계가 있는 건지...
유니버설 소유 채널일 거란 생각이 든다.
암튼, 거기 출연한 동물들의 그야말로 생쑈.
기상천외한 동물들...
가끔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을 할만큼 똑똑한 구석이 있는 동물들이었다.
쇼 시작 전과 후에 촌스럽기 그지없는 목걸이를 팬서비스 차원으로 던져준다.
불쌍한 우리 어린이들, 산적같은 아저씨들이 설치는 통에
손만 부지기수로 들고 목걸이 하나 받지 못한다.
동서를 막론하고 공짜 좋아하는 건 인간본성인가보다.
사실 이곳에서 느낀 건데 의외로 대머리가 많다.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 들어간 MIB부스
외계인을 처단하는 임무를 가지고 비행선타고 전자총을 쏘는 단순한 컨셉의 라이드.
단순한 컨셉이라서 들어갔다 나오면 단순해진 스스로를 보게된다.
6시면 폐장하는 스튜디오라서
5시 50여분에 막장 슈렉관에 들어가 한번 놀아주고
해떨어져 뒷문으로 나오면서 한장.
다녀왔으니까 얘긴데
디즈니월드, 유니버설 스튜디오도 좋지만
에버랜드 분기별로 다니는 게 정신건강이나 재정적으로 낫지 싶다.
디즈니월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생을 타겟으로 장사를 한다는 생각을 해봤다.
물론 타면서 소변을 찔끔찔끔할 만한 테마파크도 있긴 하나
각각 공히 입장료가 50달러이므로
다 들어가 보려면 적어도 500달러정도가 입장료로 지불된다.
그러니까 내가 생각할 땐 에버랜드가 여러모로 낫다.
그래도 땅넓은 거 자랑하는 소리 듣고 싶으면 와도 관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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