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

from Monologue 2006. 6. 18. 13:17
동생이 지쳐 있는 것을 오랜만의 통화를 통해 감지했다.
다들 하는 직장 생활이라지만 나또한 동생만큼이나 형식과 전통에 대한 반발에 기대어 정신적 유희를 즐기는 터라 동생의 스트레스가 어림잡히기는 한다.
철저하게 중세 봉건적 시스템으로 무장된 포스트모던 사회의 변종이 우리나라 직장이니까.

해가 뜨면 자발적으로 "출근"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가두고 중세의 위계를 쇄뇌하고 해가 지면 어지러울 만큼 자유로운 포스트모던을 만난다.
그래서 지금의 직장인들의 비애가 있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정신이 촌철같은 명민함을 지닐 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중세를 경험하고 해질녘에 스트레스로 해이해진 정신으로 목적없는 자유를 경험한다.

같은 이유로 동생이 지쳐 있음을 본다.
"변했다"는 소릴 듣는 것 같다.
스스로의 변질에 대해 이미 평가를 마친 동생의 모습도 본다.
사람을 상대하지만 스스로를 상대하지 못한 데서 오는 갈증을 느끼는 것도 같다.

변질에 대한 타인의 평가가 너무 동생을 힘들게 하는 것 같아서
쓴소리를 못하고 대나무의 마디를 만들어가고 있겠거니 하고 격려만 했다.
부모님에 대한 걱정도 빼 놓지 않는 녀석의 배려가 남들이 모라 해도 내가 동생을 사랑하는 이유라는 생각도 해본다.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겪고 있는 희망적 변질이기를 소망하며 자기 말처럼 "폐인"적 경험이 "하나님의 아들"로의 아름다운 변이를 위한 것이기를 기도하며
나의 기도속에 동생의 간절함을 심어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힘내라...
넌 사랑받는 자녀니까.


2004/05/25 23: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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