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뜨려야할 옥합

사랑하신다기에 선물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내가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던 것들을

아쉬운 맘으로 당신앞에 내려 놓았습니다.

당신이 기뻐하실 꺼라 믿고 내려놓은 저의 선물에

그다지 기뻐하지 않으시는 당신을 봅니다.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던 것을 드렸는데

당신이 좋아하지 않으시기에 다시한번 당신을 바라봅니다.

투정도 부려봅니다.

이내 내려놓은 선물 너머로

고요히 바라보시는 당신의 시선과 마주쳤을 때

숨겨져 있던 나의 가장 소중한 것을 발견합니다.

제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다름 아닌 "나"였습니다.

당신이 받고 싶어하시는 선물이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나"임을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흠집많은 나를 원하심을 알았습니다.

더럽기 그지 없는 나를...

2003/12/31 01:5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