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9일
런던의 첫 밤이다. 시차로 생겨난 피곤으로 볕좋은 하루를 그냥 짐을 풀어놓은 호스텔에 등을 붙이고 소일했다.
어제까지의 재잘거림과 사귐이 오늘의 이 침묵과 정적을 더욱 견디기 힘들게 한다.아울러 가슴을 짓누르는 그리움때문에 더욱 그렇하기도 하고...
4년전에 만나고 이제서야 처음 보는 일본친구를 그의 땅도, 우리 땅도 아닌 이곳 런던에서 만나니 느낌이 참 새롭다. 언어만 원활하게사용할 수 있었다면 한보따리 이야기를 풀어놓으련만 친밀감있는 말을 풀어놓기에는 나의 영어란 것이 너무 짧았다.
1년의 타국 생활 끝에 시작된 여행이라서 아직은 여행의 본격적인 맛이 없다. 다만 집에 대한 그리움만 더한다. 괜한 짓을 한 건가도 싶고...
우울한 생각은 한시라도 바삐 접는 것이 내게는 유익할 것이다. 이 동네에서 정신적인 유희를 즐기는 것 자체가 사치이다. 육신이 느끼며 감각이 되살아 나도록 정신적 고삐는 잠깐 놓자.

8일 아침은 미국을 떠난다는 사실로 분주하기도 했지만 떠나는 날이면서도 짐을 싸지 않은 나의 게으름 때문에 더 분주했다. --;;


분주하게 짐을 싸서 우체국에서 부치고
비행기를 타러 워싱턴의 달라스공항으로 달렸다.
고로, 사진은 달라스 공항?



인터넷으로 비행기표를 구입해서 기대도 안했는데
처음 대면한 버진 아틀랜틱(virgin atlantic) 비행기는 외부나 내부나 내가 경험한 것중 단연 최고 였다지...



비행기만 탔다 하면 굳이 부탁을 안했는데도
날개옆 창가 쪽 자리에 앉기 일쑤.
사진 한장 찍어주어야지^^









총 비행시간은 6시간 남짓인데
복잡한 시차관계로 저녁비행기를 타고 저녁기내식을 먹은지 2시간만에 아침먹으라고...깨우는 엄청난 만행(?)을 경험하고
내팽개쳐진 히드로 공항...
히드로...Heathrow...난 미국에서 여행준비를 할 때
풍월로 알고 있던 히드로와 영문표기인 Heathrow는 다른 곳인줄 알았다.
th발음은 역시 아랫입술 지긋이 깨물고...^^;






도착해서 예약이라고 메일 한통 달랑 보내놓은 숙소로 가는 길에 난 우리돈 2만원 가량을 지하철...튜브 요금으로 날렸다.
사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런던크기가 서울시 종로구 크기라니...무신 버스고 지하철이 필요하겠는가!



첫날, 살인적인 환율과 물가를 반영하고 방에 있을 수 없다하여 나선 길에 거의 쓰러질 뻔한 위기를 경험하고
무사히 귀가 오후 내내 잠만 잤다.
이게 나의 첫날이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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