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알아들을 수는 없어도 무엇인가 대단한 것이 오리라고 침튀기는 일기예보를 보며 육감으로 느껴지는 불안에 엄습당하기를 사흘.
모질게도 계획대로 예상한대로 와주어서 처음이 되었을 나의 방랑길을 수포로 돌린 이사벨.
거품무는 만큼의 규모와 강도가 아니어서 다소 실망하기도 했다.
물론 이렇게 말하니 여기있는 사람들은 나의 정신세계를 의아해하는 듯한 인상으로 쳐다보기도 하더라만...
어째든 첫날 엄청난 양의 비와 바람, 나무가 쓰러지고 전기까지 나가버리니
그야말로 노는일외에 무엇을 더하리요?
이 때야말로 ph.D며 M.A며 Non degree인 내가 동등한 인격으로 만나는 순간이 아니던가.
때를 잘못 짚어 왔다며 싱글이 없는 기숙사 생활에 대한 연민을 아끼지 않던 누나들과 불고기에, 비오는 날은 전이 최고라며 해물전을 방에서 부쳐먹고
원시적인 방법으로 커피를 끓여 마시고 초 하나에 의지해서 MT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래 그것은 MT였다. Membership training...
이 때부터 뭉쳤던 멤버는 이제 명실공히 "일심삼체"로 거듭났다.
가방을 사기 위해 팔아치웠던 기타...
코드도 가물가물, 손가락도 내 의지대로 움직여주질 않는 지금
다시금 기타를 잡은 것도 그밤이었다.
가지고 있는 초가 다 타버릴 즈음에
난 그저 어리다는 이유로 그 캄캄한 밤을 가로질러 세찬 바람을 거슬러 불빛 한점 없는 캠퍼스를 옷깃을 여민채 어슬렁대야 했다.
초를 가져오라는 주문과 함께...
결국 난 채플실로 기어들어가 차마 강단에 있는 초를 품에 넣을 수는 없기에
강단에 올리는 예비용 초를 찾아 품에 넣구 달렸다. 장발장의 심정이 이런 것이었을까...
어리다는 이유로 대접받지 못하는 구태의연한 사회에 대한 본능적인 발작이 일어 숨죽이며 불빛없는 기숙사 방에 올랐다.
방에 도착했을 때 누나들이 없는 걸 알고 난 또한번 본능적으로 문뒤에 섰다.
몇분 지나지 않아 삐걱대는 계단오르는 소릴 듣는다.
다시한번 숨죽이고 서있다가
들어오는 왕누나가 "일서가 아직 안왔나?" 하기에
문뒤에서 슬그머니 나와 "나 와써"했다.
빤히 쳐다보던 왕누나...체면 상관없이 털썩 주저앉는다.
그 모습을 쳐다보던 작은 누나...입을 가리기에 여념이 없다.
그 밤은 그저 그렇게 MT처럼 막을 내린다.
2003/09/29 23:44:37
모질게도 계획대로 예상한대로 와주어서 처음이 되었을 나의 방랑길을 수포로 돌린 이사벨.
거품무는 만큼의 규모와 강도가 아니어서 다소 실망하기도 했다.
물론 이렇게 말하니 여기있는 사람들은 나의 정신세계를 의아해하는 듯한 인상으로 쳐다보기도 하더라만...
어째든 첫날 엄청난 양의 비와 바람, 나무가 쓰러지고 전기까지 나가버리니
그야말로 노는일외에 무엇을 더하리요?
이 때야말로 ph.D며 M.A며 Non degree인 내가 동등한 인격으로 만나는 순간이 아니던가.
때를 잘못 짚어 왔다며 싱글이 없는 기숙사 생활에 대한 연민을 아끼지 않던 누나들과 불고기에, 비오는 날은 전이 최고라며 해물전을 방에서 부쳐먹고
원시적인 방법으로 커피를 끓여 마시고 초 하나에 의지해서 MT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래 그것은 MT였다. Membership training...
이 때부터 뭉쳤던 멤버는 이제 명실공히 "일심삼체"로 거듭났다.
가방을 사기 위해 팔아치웠던 기타...
코드도 가물가물, 손가락도 내 의지대로 움직여주질 않는 지금
다시금 기타를 잡은 것도 그밤이었다.
가지고 있는 초가 다 타버릴 즈음에
난 그저 어리다는 이유로 그 캄캄한 밤을 가로질러 세찬 바람을 거슬러 불빛 한점 없는 캠퍼스를 옷깃을 여민채 어슬렁대야 했다.
초를 가져오라는 주문과 함께...
결국 난 채플실로 기어들어가 차마 강단에 있는 초를 품에 넣을 수는 없기에
강단에 올리는 예비용 초를 찾아 품에 넣구 달렸다. 장발장의 심정이 이런 것이었을까...
어리다는 이유로 대접받지 못하는 구태의연한 사회에 대한 본능적인 발작이 일어 숨죽이며 불빛없는 기숙사 방에 올랐다.
방에 도착했을 때 누나들이 없는 걸 알고 난 또한번 본능적으로 문뒤에 섰다.
몇분 지나지 않아 삐걱대는 계단오르는 소릴 듣는다.
다시한번 숨죽이고 서있다가
들어오는 왕누나가 "일서가 아직 안왔나?" 하기에
문뒤에서 슬그머니 나와 "나 와써"했다.
빤히 쳐다보던 왕누나...체면 상관없이 털썩 주저앉는다.
그 모습을 쳐다보던 작은 누나...입을 가리기에 여념이 없다.
그 밤은 그저 그렇게 MT처럼 막을 내린다.
2003/09/29 23: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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