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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팅컬처 - ![]() 데이비드 캘러헌 지음, 강미경 옮김/서돌 |
금년 리딩리스트에 없던 책인데 블로그를 방문했던 "서돌"출판사 관계자께서 선물로 보내 주신 책이다. 보내 주신 분께 대한 예의를 위해서 리딩리스트의 책들을 던져 두고 읽고야 말았다. 책은 언뜻 보기엔 두꺼워 보이는데 용지가 재생지라 그런지 350페이지 가량이다. 외관에 대한 소개는 여기까지로 하고 본격적인 책의 내용을 들여다 보자.
저자 캘러헌은 지금의 문화, 그 가운데서도 미국의 문화를 거짓말과 속임수의 문화라 규정한다. 부분적 구성원의 이야기일 뿐 아니라 소위 범부의 세계관에서 조차 속임수는 하나의 상식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소 의외였던 것은 우리는 그렇게 교육을 받아서인지 아니면 쇄뇌를 받아서인지 미국은 합리에 기반한 공정한 사회라는 인식이 있다. 그래서 어메리칸 드림이라 하지 않는가.
In put만큼의 out put을 주는 사회.
그러나 이 책이 진실이라면 미국은 민주주의를 단기간에 이룩하며 홍역을 치르는 우리와 그다지 다른 사회가 아니다. 사회 구석구석이 거짓말로 인한 성과를 내기에 급급하고 극단적 개인주의를 넘어선 이기주의가 하나의 유행이 되어버렸고 사회의 극빈자들의 절망에 관심갖을 짬을 내지 않는 사람들이 성공의 축복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바로 미국이라는 것이다.
미국 정계가 로비스트로 북적인다는 것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광우병 문제가 붉어 졌을 때 미 의회에 미목축협회에서 흘러들어간 로비자금이 상당했다는 것은 만천하가 알고 있는 비밀이고 제약회사의 횡포와 보험회사의 환자 가지고 놀기도 영화 "식코"를 본 사람이라면 새로울 것이 없다.
이 책은 다만 그런 속임수 문화가 비단 고위급 인사들에게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옆집 순이도 피해 갈 수 없는 문화적 트렌드가 되었다는 것이다. 경제계 인사가 몇억씩 횡령하는 것이나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심리적 보상을 위해 공짜로 내려 받는 불법 mp3는 속임수라는 비윤리적 행위임에는 차이가 없다. 비윤리적 행위가 정당하게 보이는 사회야 말고 종말로 치닫는 막장 사회라는 것이고 이 트렌드를 바꿔 정당한 노력이 정당한 대우를 받는 미국을 건설해 보자고 하는 건데 그 방법이 실로 진부하기 이를데 없다.
신자유주의 기조아래 시장 주도의 경제가 경쟁을 미화시키고 오직 성과로만 평가하고 그 결과 양극화를 부추겼고 작은 정부로 인해 감시기능이 소홀해 졌기 때문에 정재계 모두 속임수를 하나의 미덕으로 삼아 천문학적인 부를 추구해 왔으므로 정부의 기능을 강화하고 기업들은 윤리 교육을 강화하고 학생들은 명예 규범과 같은 인성교육을 필수로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결론을 위해서 300여 페이지를 채운 이야기는 미국 사회에서 이슈가 되었던 탈세, 탈루, 탈법 사례와 기소되었지만 솜방망이 선고로 인해서 더 큰 부를 누리고 있는 현재에 관해서이다.
"미국 사회가 이만큼 더러우니 깨끗하게 합시다."
너무했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 관계자의 호의를 생각해서 좋은 서평을 쓰려고 했지만 미국사회에 살고 있는 미국인이라면 모를까 한국사회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그 사례들도 낯설고 우리네 오늘자 신문 사회란과 그다지 차별화된 이야기도 아닌 것 같아서 조금은 아쉽다.
결론도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것도^^
현 정국과 관련해서 저자의 통찰에 놀라웠던 것은 막장 조지 W 부시와 공화당의 속임수가 대중을 움직이게 할지도 모르겠다는 예언 정도^^
그래도 미국이 부러운 것은 유권자들이 세태를 정확하게 간파하고 구조적 모순을 극복하려는 노력으로 데모가 아닌 민주주의사회의 최고 권리라 할 참정권을 행사했고 오바마를 당선시켰다는 것이다. 전세계 10억인구가 취임식을 지켜 보았고 유례없이 미국에서도 200만명이 취임식에 참석했다고 하니 오바마는 킹 목사의 소망을 이룬 것 이상의 상징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바마를 열광하는 것은 적어도 신자유주의로 피폐해진 개인의 삶이 '우리'의 가치로 전이되길 소망하는 모든 사람들의 열망이기도 하다. 적어도 완성은 아니어도 가능성을 열어주는 정권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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